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불거진 금융위기가 1년을 맞은 가운데 부동산 시장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수도권 아파트값은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8월말 수준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에 따르면 현재 서울 평균 3.3㎡당 아파트값은 1874만원으로 지난해 8월말(1841만원)의 아파트값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 역시 현재 3.3㎡당 804만원으로 지난해 8월말(791)에 비해서 올랐다. 또 경기도와 신도시도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이유로는 저금리기조 및 풍부한 유동자금이 대기 중인 가운데 재건축 규제완화, 한강변 전략정비구역 지정, 동북권르네상스, 분양아파트 세금경감조치라는 호재와 수도권 전세난이 발생하면서 자연스레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IMF 학습효과를 거쳐 수요자들이 올해 초 큰 폭 하락한 재건축아파트의 매수가 이뤄지면서 수도권 집값 상승 열기에 불을 지핀 셈이다.
◆금융위기 1년 동안 집값은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침체로 인해 주택수요도 한 풀 꺾여 2008년 하반기에는 전체적인 마이너스 국면을 맞았다.
2006년말 12억원을 넘나들었던 은마아파트 102㎡형이 2008년말 8억원대로 내려앉았고 잠실주공 5단지 112㎡형 역시 과거 13억600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거래됐지만 당시 8억원이 붕괴된 7억9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하락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작년 12월 말 용적률 완화를 시작으로 올해 1월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허용, 3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발표, 2종일반주거지역 층고 제한 완화 등의 소식이 잇따르면서 가파른 오름세를 타게 된 것이다.
게다가 3월 말 최종 확정된 제2롯데월드 건설 호재도 그간 사실상 허용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던 터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재건축 시장에 불을 붙였다.
이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값은 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고 일반 아파트도 그 간의 부진을 털고 올 하반기부터는 상승세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집값 상승세 수도권 확산 조짐
강남 재건축에서 촉발된 집값 상승은 수도권 전역으로 퍼져나갈 조짐이다. 7월에 시행된 LTV 하향조정도 상승세의 불을 끄지 못했다.
금융위기 동안 아파트값 하락폭이 컸던 신도시 및 수도권 주요 지역은 호가를 지난해 8월말 이전으로 높이고 있고 재건축 아파트값 또한 내려올 줄 모른다. 수도권 외곽지역은 전세난으로 떠밀려온 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면서 아파트가격을 끌어올리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0월초 접수를 시작하는 보금자리주택도 부동산 시장의 변수다. 보금자리주택으로 뜨거워진 주택시장의 불길이 주변 아파트로 번져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 보금자리주택 토지보상금도 있다.
여기에 10월 이후 수도권 재건축 및 재개발 아파트의 일반 분양이 시작되면 기존의 조합원 분양권 가격도 상승의 여지가 있고 분양시장이 활기를 띨 경우 주변 주택시장도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얼마까지 이어질 지 미지수인데다가 대출규제까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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