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13개월 아기 ‘눈물의 안락사’ 허용

영국에서 불치병을 앓는 13개월 된 아기의 안락사가 허용됐다.

10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고등법원은 이날 유전성 근육무력증후군을 앓고 있는 13개월 된 아기의 연명치료가 더 이상은 무의미하다는 판단 아래 안락사를 허용한다고 판단했다.

유전성 근무력 증후군이란 뇌기능을 있지만 근육을 통제하는 기능을 상실하는 병으로, 아기는 움직이는 것은 물론 말을 하거나 웃을 수도 없는 상태다. 또 숨을 쉬는 것도 어려워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다.

지난해 병원 측은 안락사를 권고했고, 아기의 어머니는 태어날 때부터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고통받는 아기를 두고 볼 수 없다며 안락사를 찬성했다.

이와 달리 아기의 아버지는 안락사에 반대하며 1년 넘게 법정다툼을 벌였다. 아버지는 "기관절개술을 받아 목에 관을 삽입해 폐로 산소를 전달한다면 좀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영국 고등법원 맥파레인 담당 재판관은 "아이는 말을 할 수 없어 표현을 하지 못하지만 매시간 고통스러울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아기의 상태를 진단한 의학 전문가인 앤드루 부시 교수 또한 "의학적으로 삶을 연명할 수 있어도, 아기의 삶의 질이 너무 나쁘다"고 증언했다.

결국 법원은 아기의 안락사를 허용, 아버지 또한 항소를 포기하고 판결을 받아들였다. 이날 부부는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며 "남은 시간을 아이와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따라 병원은 아기에게 많은 양의 진정제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아기가 편하게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