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RB)의 산하 기관이자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6일 회의를 연 FOMC는 회의 뒤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경제와 고용시장의 회복 등을 위해 '이례적으로 낮은' 연방기금금리의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FOMC는 이날 "경제 활동은 계속해서 강화됐으며, 노동 시장은 안정되고 있다"며 지난 1월 회의 때보다 한 층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아울러 "경제 회복은 당분간 완만한 속도가 예상된다"며 "물가가 안정된 상황 속에서 높은 자원 이용율로 점진적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FOMC는 경제회복의 핵심인 소비지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성명은 "가계 소비는 완만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취약한 고용 시장, 완만한 소득 증가, 낮은 가계 자산, 경색된 신용으로 인해 경직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가계는 여전히 소비에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평가에 대해서도 상향조정 됐지만 투자와 고용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했다. FOMC는 성명에서 "기업들의 장비 및 소프트웨어 지출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비거주용 건물에 대한 투자는 감소하고 있으며, 주택 착공은 침체된 수준이다. 고용자들은 고용을 늘리는 데 무력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특히 FOMC는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억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자원 수요 부진으로 물가 압력이 약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안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FOMC는 "낮은 자원 이용률, 억제된 인플레이션 경향, 안정적인 기대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경제 상황이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 수준을 장기간 보장해 줄 것"이라며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0~0.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저금리기조를 이어가는 한편으로 경제위기를 극복코자 도입했던 유동성 프로그램 가운데 기간물국채임대대출창구(TSLF)의 경우 신규 발행 상업 모기지증권(MBS)은 6월30일 종료하고, 나머지 동급의 대출은 3월 31일까지 유지된다고 밝혔다.
한편,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의 스투어트 호프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명의 경기진단과 관련해 "FRB가 경제에 밝은 색을 더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FRB의 경기 진단이 좀더 긍정적으로 옮겨간 것을 의미한다.
특히 FOMC에서 의결권을 가진 이사 가운데 비록 소수이지만 토머스 호니그 이사는 "낮은 정책금리가 금융시장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고, 장기적으로 거시경제 및 금융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예외적으로 낮은 정책금리 수준이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표명은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곧 출구전략에 돌입할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