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 의장은 당분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버냉키 의장은 25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금융시장과 경제전망을 개선되고 있지만, 경제상황은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연준은 지난 2008년 12월 이후 15개월 째 사실상 제로 금리(0.25~0.0%)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는 실업률이 여전히 10%에 가깝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전체 실업자 중 장기 실업자가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 시장도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노동부는 이달 13일 기준으로 전체 실업수당 수령자가 464만8000명으로 한 주 전에 비해 5만4000명이 감소, 2008년 12월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주(3월15일~20일) 신규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은 44만2000명으로 한 주 전보다 1만4000명이 감소, 최근 6주 사이에 최저치를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고용시장이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주간 신규 실업자 규모가 42만명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버냉키 의장은 "경기확장이 무르익었을 때 출구전략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용이 충분히 회복되고 나서 인플레이션 압박을 막고자 통화 긴축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버냉키 의장의 입장은 미국 경제가 충분히 성장궤도에 돌입하기 전까지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연준은 사용가능한 출구전략으로 현행 연 0.25%인 은행 초과지급준비금 이자율 인상, 환매 조건부 채권판매, 은행에 기간물 예금판매, FRB가 보유 중인 과잉 증권 매각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냉키 의장은 "초과지급준비금 이자율을 인상하는 경우 은행들의 과잉 유동성을 흡수해 통화를 긴축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기간물 예금의 경우 올 봄에 시범거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지난달 재할인율과 기준금리간 격차를 0.25% 포인트 확대한 것은 가계와 기업들에 대한 긴축조치가 아니며 통화정책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