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채권금리 “당분간 조정받을 것”

키움증권이 다음 주 채권금리에 대해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이 채권투자를 망설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7일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지만 이는 토론일 뿐 현혹되면 안 된다"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정부가 밝힌 기준금리 인상원칙은 ▲국제공조 차원에서 진행 ▲고용 등 성장 자생력의 충분한 확충 ▲물가 및 자산가격의 급격한 상승이다. 이에 대해 유 연구원은 "이 중 뒤의 두 가지는 올해 내로 충족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국제공조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RB)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강제할 수 있는 핵심 조건 중의 하나가 고용의 증가인데, 3월 미국의 고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유 연구원은 "은행 신용이 확대되고 고용 및 은행 신용의 동시 증가로 주택시장 개선이 가속화된다면, 경기회복 그 자체로 인한 압력과 더해서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며 미국 내 기준금리 논의가 빠를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내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향후 미국의 물가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으며, 이 가운데 절반은 올해 내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CPI)를 보면 주택부문은 마이너스 상승률이고, 이를 제외한 CPI는 3%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미국 내 물가의 상승이 보다 빠른 시점에 다가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상황과 달리, 그는 "한국의 정책 당국은 원화의 강세를 반기지 않는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원화 강세를 유도할 수 있어 손쉽게 단행할만한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유 연구원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외국계 은행의 차입에 대해 규제를 하겠다는 움직임 ▲과거 원화 약세론을 주장했던 최중경의 정부 귀환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브라질의 통화 강세 등을 제시했다.

이처럼 한미 양국의 정책이 경제를 두고 다른 초점의 논의를 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채권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 연구원은 "한국의 정책 기조는 유지되고 있지만 우리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는 미국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한미 각자의 당국에서 논의하는 그 과정 자체나 더블딥의 위험이 크게 완화되고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우리 경기의 재상승 가능성 등이 장기 금리를 밀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국은 다양한 장기금리 안정 수단을 소유하고 있어서 금리가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로 하락하지도 못하고, 조정이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이번 주 국고채 3년물 금리를 3.80(3.70~3.90), 국고채 5년물은 4.50(4.40~4.60)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