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올해부터 임원들에게 성과급을 3년간 분할해 지급하기로 했다.
단기 실적을 내기 위해 임원들이 무리하게 투자할 경우 은행에 부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은행들은 과다한 성과급 논란을 피하기 위해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폐지하는 대신 실적과 성과급을 연결하기 위한 보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임원과 딜러 등 투자금융 전문인력에 지급되는 성과급의 50~60%를 3년간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성과급은 모두 스톡그랜트(성과연동주식) 등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재임 기간에 투자한 부분이 목표에 미달하거나 손실이 발생하면 성과급 일부를 축소해 지급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리스크담당 사외이사 등으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하고 임원 성과급을 3년간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행장의 경우 올해 실적에 대한 성과급을 내년에 40%만 주고, 나머지 60%는 3년 후부터 3년간 분할해 주는 것으로 결정됐다.
하나은행은 성과급의 50% 이상을 3년 후 한꺼번에 지급할지, 3년간 나눠 지급할 지를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톡옵션 대신 퍼포먼스 쉐어나 퍼포먼스 유닛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나왔다. 대안으로 제시된 퍼포먼스 쉐어는 주식을 성과에 따라 장기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것으로 지급 시점 주가의 변동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진다.
신한은행의 경우 스톡옵션 제도를 폐지하고 성과급의 절반 이상을 주식 또는 주식연계상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자세한 사항은 아직 논의 중이다.
이 처럼 시중은행 임원들의 성과급 지급 체계가 달라지는 것은 앞서 금융당국이 '금융안전위원회(FSB) 보상원칙 모범규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 초 은행 증권 보험사 등의 금융회사는 임원에게 성과급을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분할해 지급해야 한다는 'FSB 보상원칙 국내 이행을 위한 업권별 모범규준'을 마련해 올해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