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실 통계청장은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과 가임여성 인구 감소 등 우리나라 인구구조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볼 때 당분간은 출생아수가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언급했다.
이 통계청장은 11월 인구주택총조사를 앞두고 27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한국의 세계 최저 출산율, 불가피한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저출산 관련 인구 정책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청장은 우리나라의 저출산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유배우 출산율'(배우자가 있는 여성들만의 출산율)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합계 출산율은 1.15 수준이지만 유배우 출산율은 1.33으로 미혼인구 비율이 증가하면서 차이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또 인구정책은 몇 십년 이후에야 그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확한 저출산 진단과 대응 정책 마련을 위해서는 통계를 바탕으로 한 정책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계청에서는 앞으로 유배우 출산율 계산을 위해 혼인 상태별로 인구를 추정할 계획이며, 사회조사에서도 혼인, 출산, 여성취업 등에 관한 다양한 주관적 의식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출생 및 사망 등 인구변동에 관한 심층 표본조사도 실시하는 등 선제적으로 저출산 정책에 필요한 통계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 前 미국인구학회장 모건교수 초청 강연 |
초청 강연자인 모건 교수는 저출산 현상은 한국에서도 출산 지연에 따른 템포효과와 출산지연이 일정부분 출산포기로 이어지는 부문 등 7가지 저출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 교수는 세대간 동거를 강화하고 권장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저출산과 고령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상당한 수준의 이민이 없다면 한국에서 현재의 인구수준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적절한 이민 및 정착 프로그램이 한국 인구정책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 교수는 제 역할을 다하는 성인들의 인구를 대체하길 원한다며, 원치 않는 임신이나 비혼 자녀들의 숫자를 늘리고자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인실 통계청장, 장영철 미래기획위원회 단장, 김용하 보건사회연구원장, 이혜경 한국이민학회장, 김두섭 한양대 교수, 은기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이 참석한 패널 토론에서는 모건 교수가 발표한 출산모형과 7가지 저출산 원인, 대안 등에 대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