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월드컵 마케팅 ‘건설시장에도 있다’ ②

월드컵 개최를 통해 아프리카 대륙이 건설업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남아공에서 주목할 만한 개발 사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한ㆍ남아공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하며 남아공 에너지부 장관과 60개 기업을 초청했던 KOTRA관계자는 “남아공이 이번 월드컵 경기 유치 후 높아진 국가 인지도와 월드컵 수익을 바탕으로 국가 인프라 시설 확장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인 만큼 우리나라 건설사들에게 남아공 시장은 새로운 이머징 마켓(떠오르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업에서도 거대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 남아공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발사업 중 노려볼만한 것들을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 발전소 건설사업 급격히 늘어나

전문가들 대부분은 현재 남아프리카의 전력 시장은 정부 통제로 최저 수준의 전기료 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송전 손실률이 높아 전력시장의 전면적인 구조개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중 남아공은 다른 남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달리 국가 차원에서 획기적인 전력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2017년까지 1만6000㎿를 증설하고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개보수를 통해 전력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원자력발전소 건설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화력발전은 석탄이 풍부한 남아공 입장에서 가장 선택하기 쉬운 에너지 생산 수단이다. 때문에 남아공 정부는 탄소를 회수해 공해를 억제하는 시설을 갖춘 4800㎿급 화력발전소 건설 자금을 세계은행에 신청해 놓은 상태고 세계은행에서도 긍정적으로 자금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아공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원전 건설로 알려졌다. 올해 기후변화 대응백서를 발간하고 2012년까지 관련 규정을 입법 완료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탄소 배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화력발전소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기에는 국제 지원금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남아공의 엘리자베스 디퓨오 피터스 에너지부 장관은 우리나라를 방문해 원자력 발전 건설 부문 협력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피터스 장관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원전 기술력을 가진 한국이 남아공의 원전 확대 계획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달라”며 “오는 9월 원전 건설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할 때 한국이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남아공은 현재 원전 2기(1842㎿)를 운영 중이며 3기를 추가로 짓기로 하고 계약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건설사가 남아공 원전건설 수주 국으로 유력시 되는 가운데 단순히 원전건설뿐 아니라 송배전선 건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하며 남아공 정부가 발전소 건설과 함께 송배전선 재구축 사업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또 다른 기회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수도정비사업 또 다른 호재

대표적인 저개발 국가로 남아있는 남아공은 계속해서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이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GDP의 40%, 남부아프리카 GDP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 대국임에도 빈곤층이 늘어나는 이유는 매년 인근 국가에서 많은 이민자들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유입되는 이민자들이 주로 흑인 거주지에 모여살고 있는데 이들 거주지는 상수도망이 정비되어 있지 않아 수돗물과 우물 등 위생적인 물 접근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남아공 정부는 빈곤 해결을 도모하고 사회 인프라를 정비해 남아공의 지속적 개발과 환경 문제를 해결한다는 정부 기본 정책을 정하고 상하수도 사업에 정부 예산의 60%를 투자하고 있다.

남아공 정부의 상하수도 보급 사업 목표는 ‘전 국민에게 위생적인 물 보급’이다. 그러나 상하수도 사업 경험이 없다보니 광공업폐수와 생활 폐수 등의 수질관리에는 손도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 개최를 통해 남아공은 상하수도 보급 사업에 박차를 다할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은 작년 월드컵 개최 대비를 위해 앞으로 4년 동안 83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상하수도와 도로, 철도, 발전소 건설에 자금을 본격 투입한 바 있고 월드컵 이후 약 13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 및 자원개발을 위한 막대한 해외 투자자금 유치가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인프라 구축에 들어갈 정부 자금도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도, 즉 하수관 및 정비사업을 둘러싼 개발사업 요구가 폭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 남아공 주택건설 시장은 어떤가

남아공의 경우 1999년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주택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양상이 지속돼 호황기를 보였으나 2007년 6월 정부가 신용관리법을 시행하며 주택 투자액이 둔화되고 세계금융위기 여파로 경기가 위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남아공 정부는 3분기 중 주택 경기가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주택건설 시장에서도 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편 상업용 건축시장 부문은 금융위기 여파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남아공 지자체 건축허가 승인건수도 2008년 15.2%를 최고점으로 평균 약 13%대를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상업용 건축시장은 남아공 업체들이 국내시장뿐 아니라 인근 아프리카 국가와 중동, 호주, 북미, 동유럽으로 적극 진출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건설사들이 가장 눈여겨 봐야할 분야는 사회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월드컵 이후 해당 인프라들이 건설된 지 모두 25년 이상이 되기 때문에 남아공 정부가 경제성장 촉진과 신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고용창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 프로젝트진행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하우텡부 고속도로 개선프로젝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전력청이 추진하는 메두피 화력발전소 프로젝트, 더반과 하우텡부를 연결하는 연료운송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등 굵직굵직한 개발 사업이 쌓여있어 국내 건설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