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1686.24포인트로 시작한 7월 증시는 지난 28일 1773.47포인트로 25개월만에 1770선 돌파하며 한달 사이 87.2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9일과 30일 이틀간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1759.33포인트로 1760선을 내주며 7월 증시를 마감했지만 7월 국내증시는 완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8월에도 국내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1800선 돌파가 시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식시장 PER 여전히 낮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8월 주식시장은 1800포인트를 상회하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1650~1820포인트 밴드 내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높아진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유럽은행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안정됨에 따라 시장의 PER(주가수익률, Price Earnings Ratio)가 상향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2분기 이후 미국과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동시에 하락하며 경제지표들이 약화되고 있어 불안감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3분기말 이후 중국을 필두로 한국과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순차적으로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높고 유로화 약세로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의 생산과 수출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 유럽지역의 더블딥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이어 "더욱이 최근 주가 조정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은 경기둔화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가 더블딥으로 가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은 하락 보다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월 코스피밴드를 1700~1850포인트를 제시하며, 낮은 밸류에이션과 경기 모멘텀 반전에 대한 기대가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개월째 주가가 올랐지만, 기업이익 전망치도 함께 상향 조정되면서 주식시장의 PER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주가에 대한 설명력이 높은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4분기에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주가가 선행지수 저점에 선행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며 투자자들은 선행지수 하강보다는 저점이 멀리 않았다는데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자금 유입 지속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8월 코스피밴드를 1650~183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 팀장은 지난 7월 증시에 대해 "유럽 스트레스 테스트의 긍정적인 성적 발표로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 되었고 유럽은행 상호간의 자금 중계 개선 기대감에 유럽계 투자자 매도가 크게 줄어 코스피 상승에 힘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8월 증시는 7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그 이유에 대해 "글로벌 경기우려가 밸류에이션에 반영되어 있으며, 글로벌 경기의 우려 요인이었던 유럽경기의 개선과 한국기업의 이익개선 및 상대적 밸류에이션 메리트에 따른 글로벌 증시대비 차별화가 지속되어 8월 코스피 지수는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밸류에이션의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이다"고 전했다.
달러화 약세와 신용위험의 경감으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 요인이라는 전망이다. 5월 이후 금융시장은 미국의 달러화 강세와 더불어 안전자산 선호라는 명분으로 글로벌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41%로 떨어졌고 달러화 지수는 5월초 대비 최대 7.4% 상승했다.
하지만 6월 들어 IMF와 유럽연합의 7500억 유로 규모의 남유럽지역 지원이 본격화됨에 따라 유로화가 반등한 반면 달러화 지수는 지난 5월 고점대비 6.1% 하락했다.
최근 달러화 하락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글로벌 주식시장으로 자금 이동도 촉진될 전망이다. 조 연구위원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며 점차 위험자산 선호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국내 시장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져 수급적인 개선이 동반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30일 코스피가 하락하며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지만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줄어들었고, 주식형 펀드환매 압력도 낮아진 점에서 수급 개선과 함께 1,740선 내외 저점에서는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7월 유럽, 미국 등 금리가 저점수준에 머무르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한국 시중금리는 낮게 유지된 점을 거론하면서 "8월에 접어들면서 금리 상승세가 나타난다면 이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만약 금리 상승추세가 시작된다면 채권 시장보다 주식 시장을 선호하는 투자자의 심리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 긴축강도 약화 가능성으로 중국발 모멘텀이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대해서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내수주·자본재로...중국도 소비업종
김학균 팀장은 내수주의 비중 확대를 제안했다. 그는 경기 둔화 우려가 큰 선진국에 대한 영향이 적다는 점과 아시아 통화 강세, 경기선행지수 반전 가능성을 내수주 강세 요인으로 꼽았다. 김 팀장은 "더블딥까지는 아니지만 선진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선진국 경기가 연착률할 경우 아이사의 디커플링도 기대하기 힘들다"며 "지금까지 기업 이익 전망치 상향을 이끌었던 것은 IT, 자동차 등과 같은 수출 관련 섹터들은 구미 선진국 수요에 대한 노출도가 크기 때문에 선진국 매크로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상승 반전 시기가 임박했있다는 점에서 내수주들의 이익 모멘텀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장 속도가 정체되는 연착륙 정도의 흐름이라면 아시아의 수요확대가 성장 둔화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한국 원화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주요국 통화가 대부분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유럽 재정 위기가 진정되고 있기 때문에 펀더멘탈의 상대적 우위에 기반한 아시아 통화의 강세 흐름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원화 강세는 내수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선행지수와 관련해서도 "과거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반전되는 시기에는 내수주가 초과 수익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아, 선행지수 저점이 4분기라면 주가는 이보다 먼저 움직일 것"이라며 "이는 선행지수의 구성 항목들이 주로 내수 관련 내용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준 연구위원은 달러화 약세로 자본재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동안 높은 자본비용과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호황국면의 기존 주도업종에서 투자가 집중됐지만 초과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달러화의 약세와 신용위험 경감을 기회로 회복국면의 업종인 자본재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원 팀장은 유망업종으로 중국관련 업종을 꼽았다. 이는 글로벌 경기대비 빠른 경기선행지수의 반전 기대감과 일부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기대감 등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전반적으로 중국관련 업종의 초과 상승이 기대되나 투자업종보다는 소비업종이 더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단기적으로는 최저임금 상승과 저가소비재 소비여력 확대의 즉각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필수소비재 및 서비스업종을 추천했고, 내수시장의 규모 확대, 도시화 및 소비패턴변화, 정책수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IT와 자동차 등 내구재관련 업종을 중단기적으로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