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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美 경기둔화 인정…경제 전망 논란 가열

8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에서 연방기금 목표금리가 동결됐고 FRB(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산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해 양적완화정책을 고수했다.

미국 정부가 유동성 회수에 나서지 않음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FOMC의 결정으로 달러약세는 장기화될 전망이어서 국내증시는 글로벌자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로 접어들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FRB, 국채 보유액 다시 늘린다

8월 FOMC에서 연방기금 목표금리가 0~0.25%로 동결됐으며, 공사채와 모기지유동화증권(MBS)의 만기 도래분을 장기 국채에 재투자하며, 보유 중인 국채 만기 도래 시 만기연장을 통해 FRB의 자산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임을 밝혀 양적완화정책을 고수했다.

즉, 공사채 및 MBS의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본원통화가 줄지는 않게 돼 회수되는 유동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FOMC 직후 2년물과 10년물 사이의 국채를 오는 17일경부터 매입하겠다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2월 이후 단기 유동성 공급책이 종료되면서 장기 채권 보유를 중심으로 양적 완화에 나섰던 FRB는 양적 완화 종료 후 국채에 대해서는 만기 도래분을 재투자해 왔던 반면, 모기지 채권에 대해서는 만기 도래분을 재투자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FRB의 자산은 6월 이후 매우 완만한 속도로 줄기 시작했다. 6월 고점 이후 8월 4일까지 FRB의 장기채권 보유액은 170억달러가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2조 달러에 달하는 장기채권 보유액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이처럼 채권 만기 도래에 따른 FRB의 자산 감소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 것은 FRB가 장기물 위주로 채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FOMC를 통해 MBS 만기 도래분을 국채에 재투자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자산 구성비는 달라지지만 FRB 자산의 감소는 막을 수 있게 됐다. 8월 4일 기준으로 향후 1년 만기 도래하는 MBS는 약 470억 달러임으로 향후 1년간 470억달러만큼 FRB의 국채 보유액은 늘어나게 됐다.

◆FRB, 또 다시 경기 하향 조정

FOMC는 낮은 자원활용률과 억제된 인플레이션 흐름, 안정된 기대인플레이션 등이 상당기간 동안 예외적 저금리를 정당화시킨다는 문구를 유지했다. 생산과 고용의 회복세가 최근 몇 달 동안 다소 둔화됐다는 문구로 시작하면서 FRB의 경기에 대한 판단은 6월 FOMC에 이어 이번에도 후퇴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은 아니지만 양적 완화를 재개했다는 점은 경기 둔화를 인정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문구에는 '점진적'이라는 표현을 포함 데 반해 장비 및 소프트웨어 투자가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는 문구에서는 '뚜렷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특히 경기 회복세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향후 둔화될 수 있다는 표현을 추가하며 경기에 대한 판단이 후퇴했음을 분명히 시사했다. 남유럽 사태에 따른 불안감이 해소됨에 따라 해외발 요인으로 인해 금융시장 여건이 경제성장을 지지하기에 부족하다라는 표현은 삭제했으나, 은행대출이 계속 위축되고 있다는 표현은 유지했다.

나중혁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시장의 우려를 안심시키기 위한 상징적인 신호 성격이 더 강하다"며 "11월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행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손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FOMC 회의 이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경기선행지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 향후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미국 경기가 팽창보다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 바 있다.

◆달러약세 지속, 국내증시엔 호조

최근의 미국경제 회복세 둔화에 따라 저금리 기조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초과지준금을 흡수하기 위한 기간물 예금창구 확대와 재할인율 및 지준금리 인상 등은 당분간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8월을 기점으로 경제여건의 회복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MBS의 매입 확대 등 추가적인 양적완화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FRB의 저금리 기조 속에 선진자금의 신흥시장 유입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는 신흥국의 자산가격 인플레이션과 통화절상 압력 등을 촉발시켜 선진자금의 신흥시장 유입을 좀 더 가속화시키고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10일 달러 인덱스는 81.155pt를 기록했다. 6월 초 대비 6.33%, 7월초 대비 4.20% 하락한 수준이다. 이머징 및 아시아 시장의 글로벌 자금 유동성 흐름을 반영하는 JP Morgan EMBI+ 스프레드도 7월초 대비 23.08%, 8월초 대비 3.66% 축소된 262.94bp에 도달해 있다.

윤 연구위원은 "EMBI+ 스프레드 축소가 위험자산 선호현상 강화와 함께 이머징 및 아시아 지역의 수급 개선을 시사하는 만큼 현재의 달러 약세 흐름과 스프레드 축소 움직임은 국내 증시에 호재"라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유효한 상황에서 달러약세 흐름으로 외국인 수급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이에 민감한 국내 증시의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