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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전 英 총리, 투자은행 설립

지난 2007년 영국 총리직에서 물러난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투자은행을 설립했다.

22일(현지시간) 선데이타임스는 블레어 전 총리가 글로벌 펀드와 거부들을 대상으로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은행을 세워 금융감독청(FSA)의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회사가 런던 도심 하이드파크 인근 고급 저택들이 몰려있는 메이페어에 사무실을 두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 동안 각종 강연, 자문, 회고록 출판을 통해 막대한 부를 거둬 질타를 받아온 블레어 전 총리는 이번에 투자은행까지 설립해 그를 향한 국민들의 비판적인 시선이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블레어 전 총리는 15일 내달 출간될 회고록 '여정(Journey)'의 수익금을 재향군인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책은 베스트셀러가 될 것으로 예상돼 적어도 500만 파운드(약 92억원)가량의 수익금이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는 재향군인회 사상 최대 기부액이 될 전망이지만 거액의 기부 의사 표명에도 불구, 비판 세력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영국의 언론들은 이런 행동이 그가 재임 시절 유엔과 국내외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일으킨 이라크 전쟁에 대한 죄책감 덜기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에선 블레어 전 총리를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전범 재판에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었다.

선데이타임스는 "블레어 이전에 총리를 지낸 인사들은 정계 은퇴 이후 회고록에서 나오는 돈으로 은퇴 이후 생활자금을 충당한다"면서 "이번 투자은행 설립은 블레어가 어떻게 회고록 수익금 500만 파운드를 포기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준다"고 꼬집었다. 한편 블레어는 자문회사 TBA를 설립해 쿠웨이트 왕실, 유전개발회사, JP 모건을 비롯한 투자회사 등으로부터 거액의 자문료를 받고 있으며 한 차례 강연료가 10만~20만 파운드에 이른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