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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가 지나친 재정긴축으로 인해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의 위험에 놓여있다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사진)가 경고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4일(현지시간) 아일랜드 RTE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정부의 대다수가 재정적자 비율을 국내총생산(GDP)대비 3%로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성 없고 인위적인 수치에만 혈안이 되면서 유럽은 더블딥에 빠질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고수익을 창출하는 투자를 줄임으로써 재정적자 비율만 낮추려고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들이 여전히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성장률이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긴축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올해 초 그리스의 재정 위기가 남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국가들은 자국의 재정적자 비율을 유럽연합(EU)이 정한 상한선인 국내총생산(GDP)대비 3% 이하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감행하고 있다. 그리스는 재정적자 비율을 작년의 13.6%에서 올해 8.1%로 낮춘 후 오는 2014년까지 이를 3% 아래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일랜드는 지난해 14.3%에 달한 이 비율을 올해 11.7%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스티글리츠 교수는 "아일랜드의 경제 규모가 매우 작아서 아일랜드의 재정 긴축이 유럽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면서도 "독일과 영국 등 유럽의 다른 주요국들이 과도하게 재정 긴축을 시행한다면 아일랜드를 포함한 유럽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전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유럽의 재정긴축은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신뢰를 회복하며 경제에 보탬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어 더블딥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