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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의 시공을 뛰어 넘는 삶이 담긴 퇴계의 가르침

[재경일보 온라인] 『퇴계, 인간의 도리를 말하다』는 조선 중기 대학자 퇴계 이황(1501~1570)의 말과 행동을 제자인 학봉 김성일이 기록한 '퇴계 어록'을 현대어로 새롭게 풀어 쓴 책이다.

퇴계학파의 '논어' 같은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 '퇴계어록'은 이황이 주장했던 이기론에서부터 정신 수양법, 책읽기, 마음가짐, 제사 지내는 법, 벼슬길에 나아가고 물러나는 도리, 선물을 주고받는 의리, 손님맞이, 제자를 대하는 법 등에 이르기까지 이황의 언행을 20개의 주제로 분류해 담았다.

“늘 스스로를 다스리고 사물을 대할 때 한결같이 정성을 다하니 단 한 점도 비루하고 거짓된 마음이 없었다”

학문이 높아 대학자라 불리기에 흠이 없고, 벼슬로는 재상 지위에까지 이르러 누구나 우러러 볼만한 위치에 있었지만 그의 삶의 모습은 높은 곳에 있는 자 같지 않았다.

그의 집안은 세금을 내거나 부역을 나갈 때 남보다 앞서 모범이 되었고, 관에서 지키는 잣나무 숲을 관리하는 당번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자신 벼슬을 사직하고 시골에서 지낼 때는 나이 많은 연장자가 우선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엄격하고 고리타분한 유학자가 아닌 매우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퇴계가 연상될 정도다.

정신의 좌표를 일러주는 퇴계의 가르침이 500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명쾌하게 울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