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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김은혜 기자] 월 70만원의 급여로 중국집 배달 일을 하면서도 나눔을 실천했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김우수 후원자(57년생)가 사망 후까지 주변을 훈훈하게 했다.
고아로 자라 연고가 없던 故김우수 후원자의 사망 비보가 전해진 것은 지난 26일 월요일 저녁 무렵. 23일 금요일 저녁 8시경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5일 저녁 11시경 결국 세상을 떠났다.
유년시절부터 줄곧 소년원에서 자란 故 김우수 후원자는 실수로 저지른 방화 미수로 1년 반의 징역살이를 했다. 그는 출소를 6개월 앞둔 2006년 우연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발행하는 '사과나무'라는 소책자를 보고 나눔을 시작했다. 여유가 있을 때만 남을 돕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고시원 쪽방에서 살면서도 매월 3만원씩 어린이재단으로 후원을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고인은 종신보험에 가입하면서 사망 시 받게 될 보험금 4천만 원의 수령인도 어린이재단으로 지정했고, 사후 장기기증까지 약속했다.
고인은 생활고로 인해 종신보험을 납부하지 못해 결국 유산 기부는 하지 못했지만, 서울의 한 조손가정 아동에게 전달하던 후원금은 올해 9월까지 어린이재단에 보내 왔다.
일곱 살 때 고아원으로 보내졌다 도망쳐 나와 구걸, 배달일 등 생계를 위해 안 해본 것이 없다는 고인은 생전에 어린이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좁은 고시원 방이지만 후원하는 아이들의 사진이 있어 항상 마음이 훈훈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후원회는 고인의 뜻을 기려 빠른 시일 내에 장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