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주식시장의 하락세 속에서도 주식을 대거 매입, 금융위기 정점 때보다 더 많은 주식을 3분기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년만에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인 것.
'투자의 달인' 버핏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3일 블룸버그TV와의 회견에서 3분기에 약 40억 달러어치의 보통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해서웨이사의 이 같은 주식 매입은 2분기 34억 달러보다 많은 것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정점인 2008년 3분기 36억 달러도 능가한 수치다.
그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의 인터뷰에서 "많은 것들을 사들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 "지난주 초 발표했던 자사주 매입방안이 공장이나 장비는 물론 새로운 기업인수에 수십억 달러 이상을 계속 투자하는 것에 방해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 경제의 위축 우려로 인해 전 세계 주식시장은 지난 3분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주가지수는 6월말 이래 지난 주말 현재 12% 하락,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600 유럽'이 16% 떨어진 2008년 4분기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말 기준 676억 달러의 주식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해서웨이사는 그러나 사상 기록적 저금리 상황에서 불어난 현금을 주식투자에 집중해 왔다.
버핏 회장은 지난 4월 해서웨이의 월간 수입이 10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했다면서 현금 활용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서웨이는 또 지난 달 22일 버핏이 CEO로 취임한 이후 40년간 자사주 매입을 피해 왔지만 2009년 1월 이후 10만 달러 밑으로 떨어진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 장부가의 110% 시세에 주식을 환매하겠다고 밝히고 26일 이후 주식 매입에 나서 왔다.
하지만 버핏 회장이 밝힌 3분기 주식매입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우선주 40억 달러 어치 매수는 빠져 있는데, 해서웨이는 이 거래로 연간 3억 달러의 배당과 함께 주당 7.14 달러에 7억주의 보통주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