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에 대한 1차 구제금융 가운데 6차분은 곧 집행될 것이라고 봤지만, 2차 지원 집행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 상황이 악화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면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유럽은행들이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1천억~2천억 유로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안토니오 보르헤스 IMF 유럽 담당 이사는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그리스에 대한 1차 구제금융 가운데 6차분 80억 유로는 곧 집행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지난 7월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제 2차 그리스 구제 프로그램의 집행은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로존·IMF 등의 구제금융, 민간채권단 참여(PSI), 그리스의 자구노력 등으로 이뤄진 2차 프로그램은 7월 이후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 다시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평가를 통해 나올 프로그램은 긴축과 자산 매각보다는 그리스의 채무감당 능력과 경제 성장 능력 회복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리스 채권에 대한 대규모 상각은 12월까지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상황이 악화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해서도 IMF가 지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보르헤스 이사는 "통상적으로는 하지 않는 일이지만 IMF가 개입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IMF가 문제 해결에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차입비용이 급증하는 나라들을 국채 매입 등의 방식으로 도울 수 있으며, 지금이라도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처럼 예비적 신용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은 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지 실제 이 나라들이 도움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유럽 은행들이 자본을 1천억~2천억 유로 확충해야 한다"면서 "이는 유럽 자본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많은 양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