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소영 기자] 중국이 외환보유고를 다른 나라의 재정위기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가 4일 푸잉(傅瑩)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에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푸 부부장은 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외교포럼에서의 강연을 통해 "중국이 유럽을 구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3조 2천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는 안전성, 유동성, 적절한 수익성이라는 원칙에서 운용돼야 한다"면서 "유럽 및 미국 채권, 국제통화기금(IMF) 채권 매입 역시 그런 원칙에 따라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외환 보유고에 대한 오해가 많다"며 "외환 보유고는 총리 또는 재정부 장관이 처분 가능한 국내 소득이 아니고 (국민의) 저축과 유사한 것으로 유동성과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 발언은 유로존의 채무위기 해결을 위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중국이 외환보유고를 사용할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속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현재 3조2천억달러에 달해 압도적인 세계 1위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이 외환을 사용해 유럽국가들의 국채를 매입함으로 유럽 재정위기를 안정시켜 세계 금융위기를 해결하는데 일조해야 한다는 '중국역할론'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하지만 푸 부부장은 이러한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푸 부부장은 그러면서 "중국은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한 이래 유럽으로부터 수입을 크게 늘려왔다"면서 "중국은 유럽의 위기 해소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빠지지 않을 것이고 긍정적인 참여국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이 유럽 재정위기 지원의 대가로 유럽연합(EU)의 무기금수조치 철회와 시장경제지위 인정 등을 요구한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유럽에서) 중국의 경제활동이 정치적인 의도로 해석되기를 바라지 않으며 중국은 시장경제 원칙을 준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U는 1989년 천안문(天安門) 사태 이후 중국으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해 왔다.
그는 특히 "중국과 유럽의 협력은 상호 호혜적이어야 한다"며 "유럽은 급부상하는 신흥경제국들과의 협력을 통한 성장을 이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