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일부 국가를 제외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내년에 사실상 불황에 가까운 낮은 경제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일본은 1~2%대의 성장세를 보이고, 중국은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지만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KIEP는 7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보고한 '2012년 주요국의 경제전망 및 정책이슈'에서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도 유로지역 재정위기 여파로 올해 2분기부터 동반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현 유럽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이에 따라 KIEP는 내년에 유로지역 주요 회원국들이 1% 미만, EU와 유로 지역은 0.5% 내외의 성장률로 사실상 불황에 가까운 저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국가들의 강도 높은 재정 긴축과 높은 실업률, 금융시장의 불안이 내수 침체로 이어지고, 수출 수요도 세계 경기 둔화로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유럽경제의 암울한 전망 배경을 설명했다.
KIEP는 위기국의 재정건전화, 유럽은행의 자본확충, 그리스의 갑작스런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과 유로 탈퇴 여부 등을 최대 위험요인 및 변수로 꼽았다.
KEP는 내년 미국 경제는 잠재성장률(2.4∼2.7%)을 밑도는 1% 후반대의 저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 유로 국가의 내수 축소와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는 오바마 정권의 정책추진력 약화와 대선,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미국 경제 회복의 지연 가능성 등을 들었다.
중국 경제애 대해서는 내년에 경제성장이 약간 둔화할 것으로 보면서도 8% 중반 내외의 성장을 유지해 경착륙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대외 수출의 위축에서 오는 충격을 내수확대 정책으로 완화하고, 기존 투자주도형 성장패턴을 소비주도형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침체에 빠진 부동산시장에 대해선 '버블 붕괴' 현상이 아니라 중국 정부에 의해 균형수준으로 조정되는 과정이라고 판단했다.
일본은 수출 회복이 더딘 가운데 대지진ㆍ원전사고 복구 수요로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본격적인 복구수요로 공공투자, 정부소비, 주택투자는 증가하겠으나 해외 경기 둔화와 엔고로 수출 주도의 경기 회복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KIEP는 우리 경제와 관련해서는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과 우리나라에서의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이 우려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미국계 중심의 외화차입선을 다변화화는 한편 통화스와프 확대 등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외화보유고를 보수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또 “유로지역 재정위기, 미국의 더블딥, 중국의 경착륙 등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IEP는 “한·미, 한·EU FTA를 활용해 우리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외국인직접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미국 및 유럽시장에서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 대비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등 FTA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