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소영 기자] 중국이 경기급랭을 차단하기 위해 은행 지급준비율을 추가로 대폭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관계 기관들에 따르면, 중국의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급감하고 국내적으로 중소기업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어 내년 초까지 최대 4차례에 걸쳐 추가로 지준율이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연말과 연초는 각종 자금결제와 춘제(春節·설)를 맞아 가계와 기업의 자금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여서 현재의 긴축상태를 유지하면 `돈가뭄'이 한층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돼 지준율 인하를 통한 유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리면 4천억위안(71조2천억원) 가량의 신규대출이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초까지 지준율이 4차례 추가 인하되면 시중 대출은 무려 1조2천억위안 가량 급증하게 돼 자금난이 상당 부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산하 거시경제연구원의 왕이밍(王一鳴) 상무부원장은 이날 중국한국상회 주최 포럼에서 "중국은 내년 신중한 화폐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속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며 "몇 차례 더 지준율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거시경제연구원은 정부 정책입안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왕 부원장의 발언은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평가된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중국은 올해 인플레이션 억제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지준율 인상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이 크게 완화하는 상황에서 지준율 인하가 예상된다"면서 "대외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지준율 인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증권보도 전날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춘제를 앞두고 은행권 유동성이 빠듯해질 것이라며 인민은행이 내년 1월 말을 전후로 추가 지준율 인하에 나설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5일부터 대형은행의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 21%로 결정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 35개월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