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삼성전자에서 첫 여성 부사장이 나왔다.
삼성전자 심수옥(50)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향후 삼성의 경영을 이끌어 갈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심 전무의 부사장 승진은 오너가(家)를 제외하면 삼성그룹 전체를 통틀어 제일기획 최인하 부사장에 이어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이며,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상징성이 더 크다는 평이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심 전무는 P&G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삼성전자에 선진 마케팅 프로세스와 시스템 도입을 적극 추진해 브랜드 마케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1989년~2006년 P&G에서 근무한 그는 2006년 8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오퍼레이션(GMO)의 브랜드 전략 담당 상무로 입사해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었으며, 2008년 전무로 승진한 이후에는 삼성전자가 TV 분야에서 수년간 세계 1위를 차지하는데 있어 브랜드의 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심 전무의 부사장 승진에는 이건희 회장의 '여성 인재 중용론'도 크게 반영됐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그룹 내 여성 임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여성도 최고경영자(CEO)가 돼야 한다"며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성 인재의 승진을 예고했다. 이 오찬 자리에 심 전무도 다른 여성 임원들과 함께 참석했지만, 이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승진했다.
한편,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그룹은 여성 인재 8명을 대거 신규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등 심 부사장과 함께 총 9명의 여성을 신규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이는 부사장 1명과 전무 1명, 상무 5명 등 총 7명의 여성 임원 승진이 있었던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심 부사장 외에 김기선 부장과 송효정 부장, 이선영 부장도 상무로 승진시켰다. 홍혜진 삼성SDS 부장과 박경희 삼성증권 부장 오혜원 제일기획 부장도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제일모직에서는 김정미 부장이 신규 여성 임원으로 활약하게 됐다.
특히 김기선 삼성전자 상무와 김정미 제일모직 상무, 오혜원 제일기획 상무는 대졸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여성 임원에 올랐으며, 30대인 김지영(39) 제일모직 상무는 최연소 여성 임원이 돼 이목을 끌었다.
삼성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회사경영에 기여한 여성 인력을 과감히 승진 조치했다"며 "조직 내 다양성을 늘린 것은 물론 여성 활용에 대한 그룹의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라고 여성 임원 인사의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