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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인과학자, 난치성 질환 유전자 규명

[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미국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HHMI) 이지은 박사는 소뇌 기형으로 생기는 희귀난치성 유전질환인 '주버트 증후군 (Joubert syndrome)'의 발생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새롭게 발굴, 기능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체 대부분의 세포들은 머리카락처럼 외부로 돌출된 형태의 '섬모'라는 세포 소기 관을 갖고 있다. 주로 콧속이나 기관지 점막 등 우리의 호흡기에는 여러개의 운동성섬모가 있다.

반면 뇌의 신경세포(neuron)을 비롯한 간, 신장, 췌장 등 주요 신체기관의 여러 세포들은 움직임이 없는 '원발섬모'를 지니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이들의 기능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분야의 활발한 연구로 원발섬모가 세포의 증식과 분화, 신체기관 발생에 필요한 다양한 신호들을 인지하고 전달하는 '세포의 안테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원발섬모의 생성이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암, 뇌 및 수족발달기형, 비만, 망막실명, 근육조절 불능, 다낭성 신장 질환, 정신 지체 등의 다양한 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보고됐다.

주버트 증후군도 이런 원발섬모의 이상으로 생기는 질병 중 하나지만, 원발섬모의 생성 및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는 극소수가 밝혀졌을 뿐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지은 박사는 "이번 유전자 규명으로 주버트증후군 뿐 아니라 원발 섬모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비슷한 증상의 유사 유전질환이나 암, 비만 등의 질병 규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주립대(UCSD)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 16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