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지난해 31년 만에 무역적자를 기록한 일본을 상대로 우리나라의 무역적자폭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무역협회(무협)에 따르면, 지난해 대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9% 증가한 397억달러로 1988년(42.3% 증가) 이후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난 682억달러였다.
이에 따라 대일 적자는 285억달러로 전년 동기(361억달러) 대비 76억달러(20.9%) 줄었다.
이 같은 대일 무역적자 감소폭은 1998년(65.0%)과 1982년(32.1%), 1988년(24.8%), 1973년(22.1%)에 이어 역대(1965년 이후)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그러나 무협은 지난해 무역적자가 개선된 것이 과거의 사례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일본으로부터 부품소재 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수출이 증가하면 대일 무역적자 폭이 커지는 것이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수출 증가에도 지난해 대일 수입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고, 또 대일 수출도 급증하면서 수출이 늘어나면 대일 무역적자가 늘어나는 공식이 지난해는 깨졌다는 것.
무협은 '리먼 사태' 이후 해외 아웃소싱을 천천히 늘리던 일본 기업이 대지진과 엔고라는 악재를 동시에 겪으면서 한국 제품 구매에 열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무협은 "최대 적자 감소폭을 보인 1998년에는 IMF 위기로 '대(對)세계 수출 부진→국내 투자 위축→대일 수입 감소→대일 적자 감소'로 이어졌다"며 "반면 지난해에는 수출 증가가 무역 적자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