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지난해 12월 롯데그룹이 야심차게 준비한 롯데몰 김포공항점이 전격 오픈했다. 이 곳은 쇼핑몰, 호텔, 영화관, 테마공원, 휴게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이다.
롯데가 운영하는 이 종합쇼핑몰을 들여다보면 롯데라는 그룹이 어떻게 덩치를 키우는지 알 수 있다.
이 쇼핑몰의 모든 기획을 진두지휘한 것은 '롯데자산개발'이었고, 시공은 '롯데건설'이, 광고는 '대홍기획'이 맡았다. 대홍기획은 롯데에서 운영하는 계열사 광고회사로 주로 롯데와 관련된 광고를 제작한다.
또 이 안에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입점해 있다. '롯데유통'이 이들을 총괄한다. 쇼핑몰 내에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입점해 있다. 롯데쇼핑이 1994년 인수해 현재까지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이 맡고 있다. 건물 안에는 '롯데호텔'과 '롯데시네마'도 입점해 있다.
푸드코트 코너에는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 패밀리레스토랑 ‘T.G.I Friday’, 도넛전문점 ‘크리스피크림도넛’, 햄버거 가게 ‘롯데리아,’ 아이스크림 전문점 ‘나뚜루’등이 있다. 이들 모두 롯데 브랜드다.
또 입점해 있는 의류업체인 ‘유니클로’는 롯데쇼핑이 49%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자회사 ‘FRL코리아’가 한국내 영업을 담당한다.
‘자라(ZARA)’브랜드도 스페인 인데텍스사에 20%를 출자해 합작법인인 ‘자라리테일코리아’를 통해 운영중이다. 미국 아동복 ‘짐보리’도 롯데백화점이 국내 영업권을 가지고 있다. 생활용품점 ‘무인양품’ 역시 롯데가 2004년 일본 회사와 합작한 곳이다.
이곳의 모든 업체가 '롯데 계열사'로 채워져 있었다. 이러한 거대한 건물에 다른 업체의 참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롯데몰'이 들어서면서 주변의 골목상권도 흔들리고 있었다.
김포공항역에서 의류매장을 7년째 운영하고 있는 양모(45)씨는 "불경기로 손님이 없어 예년에 비해 15%가량 매출이 줄었는데 롯데몰이 들어서면서 손님이 20%는 더 줄어든 것 같다"며 "요즘은 임대료 내고 종업원 월급 주면 남는게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방화동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정모씨(56)씨는 롯데몰이 들어서면서 손님들을 많이 뺐겼다고 한다. 그는 "작년 설에는 대목이라 20상자 넘게 과일을 팔았지만 올해는 5상자도 못 팔았다"며 "롯데몰이 들어서면서 갈수록 손님이 줄어 이대로 가다가는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아우성이다.
업계 전문가는 소상공인이 대기업의 막대한 자금력과 거대한 유통망을 앞세운 서비스경쟁력을 따라잡기란 실질적으로 힘들다고 말한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대기업이 진출해서는 안되는 중소상인 적합업종을 법으로 정해 보호하자는 취지의 ‘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안’은 현재까지 7개월째 계류상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