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올해로 12년째를 맞은 의약분업 제도가 애초의 의약품 오남용과 약제비 절감, 환자의 알 권리 및 의약서비스 향상, 제약산업 발전 및 유통구조 정상화 등의 성과를 기대됐지만 철저한 준비 작업 없이 진행된 졸속 행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병원협회가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개최한 ‘의약분업제도 개선 전국민서명운동 결과 보고회 및 심포지엄’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모두 입을 모아 의약분업은 명백히 실패한 정책이라며 다양한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규식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이 자리에서 "의약분업으로 임의조제가 근절됐느냐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어 판단을 유보했을 뿐, 그 외에는 모두 의약분업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문제점으로 "항생제의 경우 생산량이 증가하고 내성률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의약분업의 효과를 보았다고 할 수 없으며, 주사제 처방률 감소 역시 의약분업의 효과라기보다는 심평원의 약제성 평가의 결과로 간주하는 것이 옳다"라고 주장했다.
권영욱 대한중소병원협회장은 “의약분업 도입 당시 의약품 오·남용 감소, 약제비 절감, 의약서비스 수준 향상 등의 목표로 시작했지만 어느 것 하나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환자불편만 증가해 당초의 정책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정석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항생제, 주사제 오남용 부분은 의약분업제도를 통해 정책적인 효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직역 분리에 따른 전문화를 통해 향상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의약분업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모니터링, 정책평가를 통해 꾸준히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