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지구의 겉 껍데기인 지각(地殼)이 지구 탄생 직후 15억년 동안은 계속 새로 만들어졌지만 30억년 전부터는 재활용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대륙판의 충돌 패턴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구과학 웹사이트 아워어메이징플래닛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 대학 과학자들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호주와 유라시아, 남·북 아메리카의 퇴적층에 들어있는 지르콘 동위원소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이 이번에 분석한 지르콘의 산소 동위원소 비율은 이것이 판운동으로 뒤섞이지 않은 새로 형성된 지각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뒤섞여 재활용된 지각에서 온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새로 형성된 지각은 산소18과 산소16의 비례가 매우 좁은 범위에 국한되는 맨틀층과 성분이 더 비슷한 데 비해 재활용된 오래 된 지각은 산소18과 산소16의 비례가 훨씬 넓은 범위에서 발견된다. 이는 한 산소 동위원소 농도가 다른 동위원소보다 높게 축적되도록 만드는 생명체 등의 영향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우리는 지르콘의 화학 정보에 근거해 개발한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지구 진화 역사를 통틀어 나타난 대륙 지각의 용적을 매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구 역사의 초기 15억년 동안은 새로운 대륙 지각이 형성되는 속도가 연간 3㎦ 정도로 계속 높아 30억년 전까지 오늘날 지각 용적의 65%를 형성하기에 충분한 정도였음을 밝혀냈다.
그러나 이후엔 새로운 지각 형성 속도가 크게 줄어 맨틀층의 급상승으로 재활용된 지각의 형성 속도에 비해 3분의1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30억년 전 이처럼 지각 형성 속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은 대륙 지각이 생성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 시기는 또한 판구조의 시작과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표면을 이루는 대륙판과 해양판은 매우 단단해 서로 충돌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일부는 다른 판 밑으로 파고 드는 섭입현상이 일어났다.
지구의 대륙 지각이 형성되고 발달하기 시작한 시점과 속도, 조건이 아직까지 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태에서 연구진의 결과는 이 같은 중요한 사건을 밝히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우리의 다음 과제는 어떤 구조 체계가 30억년 전에 지각을 형성했는지 밝혀내는 것이다. 그러나 30억년 전 이전의 암석이 지구 표면에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추가 연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