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10대 청소년 9명이 평소 알고 지내던 또래 여자 친구가 험담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둔기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야산에 암매장까지한 사실이 밝혀져 경찰에 붙잡히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경기도 일산경찰서는 18일 폭행치사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모(18)군 등 10대 9명을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중 범행 가담 정도가 큰 5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5일 오후 3시경 A(18)양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의 구군의 집으로 불러 야구방망이 등 둔기로 수시간 동안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청테이프로 묶어 서랍장에 넣어 이튿날 새벽 2시경 구군의 집 인근 공원 산책로로 옮겨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프라이팬과 망치 등으로 20cm 깊이를 파내 A양을 암매장했다.
구군 등은 경찰 조사에서 "A양이 험담을 하고 다니고 말을 잘 듣지 않아 혼내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가출청소년들로, 평소 구군이 살고 있는 집에서 3개월에서 2년여 동안 어울려 지내다가 A양이 여자친구가 있는 남학생을 좋아한다는 말이 시비가 돼 폭행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17일 양심의 가책을 느낀 가해자 2명의 자수로 수사를 시작해 이들 10대 청소년 9명을 붙잡았다. 숨진 A양은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