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태훈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시리아 학살 현장으로 이동하려던 유엔 감시단이 중화기, 장갑 관통탄, 무인 정찰기 등을 동원한 친정부 무장세력에 의해 총격을 받는 등 활동이 저지당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각) "시리아가 대량 학살 사건이 발생한 하마 주 지역에 대한 유엔 감시단의 접근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반 총장은 또 "시리아의 이런 기도는 학살 사건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정부군이 장악한 지역으로부터 감시단을 철수시키려는 의도"라며 "하마주 학살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잔학행위'라고 비판하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유엔 특사인 코피 아난의 평화안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시리아 인권단체측은 "하마주의 알 쿠베이르 마을에서는 지난 6일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100명 이상이 학살됐다"고 전했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도 같은날 유엔-아랍연맹 특사자격으로 안보리에 참석해 "시리아 사태는 곧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며 "아사드 대통령 정권에 유엔 평화 중재안을 방해한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실질적인 압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난 특사는 또 "시리아의 주요 우방국인 이란이 시리아 사태 해결에 나서줄 것도 제안했다"며 이에 대해 "미국은 이란이 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 사태 장기화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
이에 시리아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에서 발생한 일부 언론의 사건 보도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부인했다. 해당 국 정부는 또 "테러리스트 무리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9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시리아국가위원회는 "친정부 성향의 민병대인 샤비하 대원들이 정부군의 포격 지원을 받으며 쿠베이르 마을의 한 농장에 난입, 총과 칼로 대량 살상을 저질렀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