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태훈 기자]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페루에서 실종됐던 한국인 헬기 탑승자 14명 전원이 나흘만에 사망한 채로 어제 9일 당국에 발견돼 삼성물산 정연주 부회장이 오늘 오후 페루 사고 현지로 출발한다.
정 부회장은 출국전 기자회견에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땀 흘리던 우리 동료가 희생돼 너무나 충격이 크고 안타깝다"며 "회사는 유가족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고 최선을 다해 사태를 수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페루 경찰과 군 당국은 이날 실종추정지점을 공중수색하다 마마로사산 해발 4천950m 지점에서 사고헬기 잔해를 발견했으며, 육로 구조대도 발견지점 인근에서 헬기 잔해가 있는 위치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수색대의 한 관계자는 주 페루 한국대사관을 통해 "실종 헬기가 암벽에 부딪혀 두 동강이 나서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헬기에 탑승했던 한국인 8명 등 승객 14명 전원이 사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김완중 페루 한국대사관 공사는 "사고 헬기는 빙산 옆에서 발견됐다"며 "눈이 덮인 곳에 헬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비보를 전했다.
한때 수색대가 실종된 헬기를 찾지 못해 수색기간이 나흘이나 연장되면서 탑승객들이 비상착륙을 시도해 생존해있을 가능성도 제기됐었으나, 오늘 헬기 사고 잔해가 발견되면서 생존 희망마저 사라지게 된 것.
사고 헬기에는 △삼성물산 3명 △수자원공사 1명 △한국종합기술 2명 △서영엔지니어링 2명 등 한국인 직원 8명을 비롯해 헬기 조종사 등 14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들은 6일 오후 마수코 인근 강에서 수력발전소 건설후보지를 시찰한 뒤에 헬기에 탑승해 쿠스코로 돌아오다가 연락이 두절된 바 있다.
이번 사고 직후에 급조됐던 '삼성물산 비상상황실'은 오늘부터 '사고수습 대책반'으로 전환하고 △현장 상황 파악 △시신 수습 △분양소 마련 △장례절차 등 본격적인 후속 조치를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