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태훈 기자] 삼성이 15일 LG를 상대로 "LG의 시스템에어컨 제품이 에너지 효율 1등급을 구현하지 못한다"고 정부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성이 LG의 시스템에어컨의 성능이 떨어진다고 공세를 펼쳤지만 오히려 LG 제품의 성능을 검증해주고 만 꼴.
앞서 지난달 17일 삼성 시스템에어컨 총판 대리점 사장 3명은 에너지관리공단에 "1등급을 받은 LG전자 제품이 실제로 1등급 성능을 구현하지 못한다"고 정부에 이의를 신청한 바 있다.
이들은 "LG전자의 20마력급 시스템에어컨 'LRP-N5808V2'에 대해 정부인증기간인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에 측에 조사를 의뢰해 테스트 한 결과 1등급 효율을 구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에너지관리공단은 지난 8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 등이 배석한 청문회를 연 결과, 삼일 뒤인 11일 "삼성 측 총판이 제시한 조사 결과가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진행됐으며 시험 결과의 신뢰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사유로는, 해당 시험이 인버터 제품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은 방법으로 진행된 점, 지식경제부의 고시상에 명시된 실내기와 실외기 유닛간 조합비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삼성의 이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인버터 제품의 경우 인버터 시스템이 자동 운전할 수 있도록 주파수를 제어해 주는 것이 필수적이다"며 "주파수 제어는 해당 제조사의 능숙한 엔지니어만이 할 수 있기에 이번 테스트는 적절치 못 했다"는 게 정부 측 설명.
공단은 또 "지식경제부 고시 기준에는 실외기와 실내기의 조합비를 100~110%를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삼성은 '조합비 116%' 테스트 결과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당사 제품은 이미 효율관리시험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1등급을 받은 제품"이라며 "10년간 구축해 온 인버터 컴프레서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냉난방 능력에 대한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 관계자는 "총판 대리점에서 진행한 사안이라 본사에서는 특별히 입장 발표를 하지 않겠다"며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삼성과 LG 제품의 에너지 효율 등급 재검토가 끝나면 그 때 공식적인 입장을 전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부는 시스템에어컨에 대해 지난 4월부터 에너지효율등급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에너지관리공단 등록 기준으로 1등급을 받은 시스템에어컨 모델은 LG전자가 60개, 삼성전자 26개, 캐리어 15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