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태훈 기자] 재정긴축 약속 이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신민당이 그리스 총선 승리로 제1당이 되고, 사회당과의 연립내각 구성도 가능해지며 일단 그리스는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반면 스페인의 경우 새 유로존 위기의 진원으로 떠오르는 시점에 연일 고공행진을 하는 실업률 및 스페인 은행의 재정부실이 새로운 문제로 급부상하는 상황이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구제금융을 제공해 은행들의 파산을 막으려 했으나 너무 많은 은행들을 국유화하다 보니 산처럼 불어나는 국가부채에 짓눌리고 있다.
스페인 투자자문회사 트레시스의 몬트 세 라트 포르모소 포트폴리오 관리책임자는 "온갖 나쁜 숫자들이 스페인 경제에서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스페인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끝없이 치솟는 실업률을 꼽는다"며 "스페인의 지난달 실업률은 24.4%에 육박했는데, 이는 전국민의 4명 중 1명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또 "스페인은 가계부채가 유난히 많은 편인데, 포르모소는 소득을 잃은 가계가 빚을 갚을 여력을 상실하면서 은행들의 가계대출채권이 잇따라 부실화되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인한 부동산값 하락세 탓에 대출의 담보 가치가 떨어지며 동시에 부실 채권 증대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높은 실업률이 스페인 정부의 목을 졸라 재정건전화를 위한 긴축도 함부로 실행할 수 없는 상태.
이에 대해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언에 따라 부가가치세 증세나 공공 임금 삭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스페인은 유로존으로부터 1000억유로 구제금융 받아들이기로 해 '재정긴축 약속'은 면제받은 바 있다.
이처럼 스페인 위기가 시장을 뒤흔들면서 현지시각 18일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마의 7%'대를 단순에 넘어 사상 최고치인 7.158%를 기록했으며, 같은날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전일 대비 큰 폭(-2.96%)으로 폭락했다.
이에 유로존 17개국 중 4위에 해당하는 경제규모를 가진 스페인이 어려워질 경우 그 파장은 최근의 그리스 사태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