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된 부산지역 폭력조직 '신20세기파'의 제3대 두목이 검찰에 검거돼 구속됐다.
부산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류혁)는 범죄단체구성혐의로 부산지역 거대 폭력조직 신20세기파 두목 홍모(39)씨와 행동대장 황모(31), 고교 유도부 출신의 조직원 최모(29), 전 프로야구선수 출신의 조직원 위모(24)씨 등 11명을 구속기소하고 다른 조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신20세기파는 1980년대 부산 남포동 일대 유흥가를 기반으로 구성된 폭력조직으로, 칠성파와의 세력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기도 했었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 등은 지난 2009년 11월17일 경남 모농협 조합장 선거에 개입해 상대후보를 폭행해 전치 8주의 상처를 입히고 지난해 10월5일 경주 모사찰 내부분쟁에도 개입, 반대파 승려들을 무참히 폭행한 혐의 등으로 검거됐다.
또 2010년 12월 칠성파 일원으로부터 폭행당한 조직원이 입원한 병원 의료진에게 난동을 부리고 지난해 6월 흉기와 야구방망이로 무장한 조직원 40여명을 동원해 칠성파 조직원에 대한 보복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20세기파는 지난 2006년 1월 조직원 60여명을 동원해 부산 영락공원 장례식장에 난입한 후 칠성파 조직원과 난투극을 벌인 이른바 '영락공원 사건'으로 조직이 거의 와해됐으나 지난해부터 조직원들이 잇따라 출소한 뒤 부산, 경남지역에서 발행한 주요 폭력사건의 배후에 신20세기파가 관련된 정황이 검경에 포착돼 부산지검이 지난 1월초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후 6개월만에 재건된 조직의 3대 두목 홍씨를 비롯한 주요 조직원 대부분을 검거했다.
홍씨는 동일 휴대전화 기지국 내에 여러 곳의 은신처를 두고 4대의 대포폰을 번갈아 사용하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왔으며, 특히 조직원들 상당수가 고교시절 야구, 레슬링, 유도, 복싱, 태권도 등 운동선수 출신인 것으로 드러나 운동선수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교시절 야구 유망주로 2007년 프로야구 모구단에 입단했으나 2007년 퍽치기 범행으로 인해 입단이 취소되고 구속된 전력이 있는 위씨도 이 조직에 조직원으로 있었다.
또 학교 내 일진세력이나 신체조건이 뛰어난 운동선수 출신들을 상대로 조직 세대교체를 위한 영입활동을 한 사실이 수사과정에서 확인됐다.
부산지검의 한 관계자는 "끈질긴 수사 끝에 칠성파와 부산지역 폭력조직 양대산맥을 형성한 신20세기파를 와해시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폭력조직의 자금원인 불법 오락실과 퇴폐업소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 폭력조직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