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판결, 삼성 승리는 'KO승' 아냐"

[재경일보 김태훈 기자] 네덜란드 언론은 현지시각 20일 삼성전자는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 판결로 애플과의 소송전쟁에서 중요한 1승을 올렸으나 이는 깨끗히 이긴 게 아니라서 '제한적 승리'란 평가를 내놨다.

IT 전문지 '웹베렐트' 등은 이날 "(독일 IT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 등의 말을 인용해) 삼성은 이번 판결로 '애플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각국에서 제기했던 소송전쟁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웹베렐트는 "삼성 측 승리는 여러모로 `제한적인 승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은 "애플이 삼성그룹 계열 4개의 자사 특허를 전부 침해했다"며 소(訴)를 제기한 바 있다.

해당 전문지는 "법원은 '애플이 이 가운데 1개의 특허만을 침해했다'고 인정했으며 이 마저도 특허가 `부분적으로만 유효하다'고 판결했다"고 전했다.

전문지는 그밖에 특허 부분 유효 인정 범위에 대해선 ▲두 특허 관련 애플社 전 제품의 삼성 측 특허권 미침해 및 마지막 네 번째 특허 미효력 판정 ▲인텔-인피니언社 생산 '베이스밴드 칩' 내장 애플社 구 모델 제품만 삼성 측 특허권 침해에 해당(최신 주력 제품 '아이폰4S' 및 '아이패드2' 제외) ▲애플社의 특허권 침해 인정 기술 포함 4개 특허의 삼성 측 사용 원천차단 불가 판결('프랜드(FRAND) 의무' 도입 필수 표준 특허 限) ▲애플 2010년4월 이후 '네덜란드 판매 문제 발생 제품' 관련 삼성 측에 '적절한 보상' 의무 有 등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터넷 매체 'NU.nl'은 "네덜란드 법원이 이번 재판에서 특허 1건에 대해서만 삼성의 손을 들어줬으며 나머지 3건에 대해선 기각했기 때문에 삼성은 애플에 소송비용 80만 유로를 지불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또 "삼성이 청구할 보상액은 아직 정해지진 않았으나, 이 또한 양측 합의가 없으면 새 소송에서 결정난다"며 "이는 '특허권자인 삼성이 가격 협상에서 반드시 유리하지 만은 않다'는 것을 뜻한다"고 알렸다.

이에 국내 동종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얼마전 EU가 삼성을 상대로 진행 중이었던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향후 삼성-애플 간 소송의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