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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새 대통령에 이슬람주의자 '무르시' 확정"

[재경일보 김태훈 기자] 이집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현지시각 24일 이슬람주의자 '무함마드 무르시(61)'가 호스니 무바라크의 뒤를 이어 이집트의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집트 역사상 60년 만에 처음으로 치러진 자유민주 선거를 통해 국민이 직접 선출한 지도자가 된 것.

파루크 술탄 선관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카이로 선관위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르시가 대선 결선투표에서 51.73%를 득표해 48.27%를 기록한 아흐메드 샤피크(71)를 앞섰다"고 밝혔다.

앞서 무르시는 이집트 최대 이슬람조직 무슬림형제단(이하 형제단) 후보로서 얼마전 자유정의당 대표직을 맡다 대권에 도전해 13명의 후보가 경쟁한 끝에 1차 투표에서 득표율 24%로 무바라크 정권의 마지막 총리 '샤피크(23.6%)'를 앞질러 1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한 바 있다.

애초 이집트 대선 결선투표 결과는 지난 21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400건의 부정선거 의혹 조사를 사유로 연기됐었다.

이에 AFP 통신은 "수만 명의 시민들은 '무르시 당선 확정' 소식에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상징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에서도 무르시의 당선 확정을 축하하는 총성이 울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무르시 후보 캠프 야세르 알리 대변인은 "혁명이 중대한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침착한 반응을 보였다.

무르시 역시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민주화 과정을 감독한 사법부와 군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형제단 무르시 후보가 이번에 서민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 이집트 새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이집트 대선이 의회와 헌법 없이 치러진 데다가 군부가 형제단 측과 대립하고 있어서 권력이양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