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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우리금융 인수 추진설… 상장사급 정관개정 배경

[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숙원인 상장 후 글로벌 금융그룹 도약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최근 우리금융 매각이 KB금융 노조의 반대로 무산 위기에 처하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의지로 매각 파트너를  찿던 중 사모펀드들을 설득해 교보생명과 컨소시움으로 참여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정작 당사자인 교보생명은 '부인'하고 있지만 신회장의 숙원인 상장과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나아가는데 우리금융 인수가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어 쉽게 뿌리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13일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우리금융을 함께 인수하자는 사모펀드들의 제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 초부터 MBK파트너스, 보고펀드 등 사모펀드들이 교보생명에 우리금융을 공동으로 인수하자고 제안했는데, 교보생명이 최근 들어 이런 제안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처음에는 사모펀드들의 러브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 최근 들어 조심스럽게 따져보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만약 사모펀드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우리금융 인수 참여설(說)을 부인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가 오래갈 조짐을 보이는 등 국내외 여건이 좋지 않아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한 우리금융 인수에 뛰어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교보생명이 보험에 치우친 사업 영역을 넓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우리금융 인수 방안을 검토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교보생명은 공교롭게 지난달 주총시 상장사 수준의 정관개정을 단행해 상장과 금융사 인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22일 서울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금융시장 환경과 감독 정책의 변화를 반영해 상장사급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주요 개정 내용은 △신주인수권 제3자 배정 도입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도입 △발행 예정 주식 총수 한도 확대 등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기존 정관은 198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최근의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나 감독 정책의 변화를 반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정관 개정을 통해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필요할 경우 자본 확충도 탄력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