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주식시장은 급격히 위축됐지만 채권시장은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로 자금이 몰린 덕분에 국내 채권 거래액는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채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액은 19조490억원으로 작년 12월 13조2천540억원보다 43.7% 증가했다.
이는 장내 및 장외시장 거래에서 매수와 매도를 중복하지 않고 하나의 계약으로 계산한 단방향 기준 집계이다.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같은 기간 하루 평균 8조840억원에서 5조8천280억원으로 27.9% 감소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코스피가 폭락한 지난해 8월 하루 평균 10조7천240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채권과 주식시장의 희비는 결제대금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 결과,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결제대금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1%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보다도 55.2% 줄었다.
반면 채권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장내시장이 44.7%, 장외시장이 7.5% 각각 증가해 결제대금이 9.2% 늘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라며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7조1천억원에 달해 작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원화채권 매수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금액은 지난 3월 88조원대를 돌파했다. 상장채권잔액 중 외국인 보유 비중도 지난 1월 7%대를 넘어섰다.
외국계 자금 유입은 상대적으로 건전한 국가 재무구조와 외화보유액 증가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비중 증가와 함께 장기물 거래 비중도 늘어 국내 채권시장이 질적으로도 성장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채 거래에서는 장기물인 10년채 비중이 늘고, 단기물은 비중이 감소했다. 안정성이 담보된 장기물 비중을 높이려는 정부의 정책과 안전자산을 확보하려는 시장의 수요가 맞은 결과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주요국의 채권시장은 10년물이 지표물인데 국내 시장은 아직 3년물이 중심"이라며 "최근 3년 이하 채권에 집중된 거래가 장기물로 분산되는 양상은 시장안정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