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2차전지 특허침해 여부를 두고 벌이고 있는 법정다툼에서 SK이노베이션이 승소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특허심판원에 제기한 LG화학의 리튬 2차전지 분리막 특허(특허 제775310호)인 SRS(안정성 강화 분리막)의 무효주장이 최근 받아들여졌다.
특허심판원은 지난 9일 LG화학의 리튬 2차전지 분리막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의 심결에서 심판청구인인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받아들여 LG화학의 분리막 특허를 무효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특허 무효심판은 지난해 12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분리막 특허를 침해했다고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반격한 것으로, LG화학의 특허가 무효라고 판단되면서 사실상 LG화학이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 자체가 무산되게 돼 SK이노이베션은 사실상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LG화학은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 특허심판원의 결정은 아직 1라운드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통상 특허법원 무효심결 취소소송이 특허법원과 대법원까지 간다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1~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특허심판원도 “신규성, 진보성 판단의 대상은 특허 명세서에 기재된 특허청구범위이며, LG화학의 특허도 그 특허청구범위를 기준으로 선행기술에 개시된 분리막과 대비해 본 결과 일부 구성이 선행기술의 분리막과 동일하여 그 신규성이 부정된 것일 뿐, LG화학이 현재 생산, 판매하고 있는 ‘SRS’ 분리막이 선행기술의 분리막과 동일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특허의 핵심 요소인 신규성과 진보성이 부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무효여부 확정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문제가 된 LG화학의 분리막 특허는 종래의 분리막에 도포된 활성층의 기공 구조를 이용함으로써 기존 분리막에 비해 열수축과 전기적 단락이 발생하지 않아, 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LG화학은 ‘SRS’(안정성 강화 분리막)이라는 제품명으로 2차전지에 채용해 휴대폰 업체인 모토로라, 소니에릭슨과 노트북 업체인 HP,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차, GM, 르노, 포드 등에 판매하고 있거나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2차전지는 한번 쓰고 버리는 1차전지와는 달리, 충전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전지로 휴대폰과 노트북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고, 미래 친환경 자동차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 자동차 사용이 본격화됨에 따라 그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