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네이트온, 카카오톡, 틱톡 등 스마트폰이나 개인용컴퓨터(PC) 메신저를 통해 아동·청소년 음란물 링크를 대규모로 유포하면 메시지 중 링크 부분을 자동 차단해버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점차 흉포화하는 아동 성폭행 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의 제작·배포·소지를 막고자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아동 음란물 종합대책'을 마련, 이르면 이달 안에 시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우선 PC나 스마트폰 메신저 등을 통해 아동·청소년이 등장해 성적인 행위를 하는 필름·비디오·게임물 등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사례가 가장 심각하다고 보고 이를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경찰은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배포하는 웹사이트 주소를 미리 설정해두고 이런 링크가 PC·스마트폰 메시지에 등장하면 메시지 중 해당 내용을 아예 삭제한 후 전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이 심의한 아동·청소년 음란물 링크를 경찰이 메신저 업체에 보내 필터링을 통해 원천 차단하는 방식으로, 법적 타당성 검토 작업을 마치면 조만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또 '로리타' 등 음란물 중 아동·청소년물임을 상징하는 금칙어를 추후 선별, 메신저 대화 중 이런 금칙어가 나오면 붉은 글씨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메시지 창에 고지하는 방안도 관련 업계와 논의했다.
이 방안은 한번 클릭으로 경찰에 바로 신고까지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과도한 규제라는 논란이 있어 실제 시행까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배포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단순 소지한 자에게도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유포자의 경우 유포 인원수와 고의성을, 해당 링크를 받은 사람은 단순히 링크를 확인하는 행위를 넘어 저장 등 적극적인 행위를 했는지를 처벌 기준으로 삼고 있다. 성인물 유포자는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단순 소지자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
경찰은 아울러 아동·청소년 음란물 사이트로 연결되는 스팸메일이나 문자를 대량 발송하는 사례에 대한 신고 대응 체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금칙어에 대한 경고메시지보다 아동·청소년 음란물 링크를 자동 차단하는 방안이 시행 가능성이 크다"면서 "PC나 스마트폰 메신저는 음란물 유통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로 규제를 위해서는 관련 업계·기관, 시민 협조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