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미국 정부는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이 사건 정황으로 미뤄 우발적인 폭력사태가 아니라 사전에 치밀한 계획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 `9·11 테러' 11주년을 겨냥한 이슬람 무장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국무부와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전면적인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섣부른 결론은 경계하고 있다면서도 초기 조사 결과 이번 공격이 사전에 계획됐다는 징후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도 "의심할 여지 없이 이는 공모에 의한 것"이라면서 "이번 공격은 군대나 특공대 방식으로 군이 개입됐을 것"이라고 지적한 뒤 "명확한 목표물을 겨냥해 치밀하게 계획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피트 혹스트라 전 하원 정보위원장은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했다.
혹스트라 전 위원장은 "우리는 수년간 알 카에다와 극단적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9·11 테러 기념일을 `축하'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어왔다"면서 "내가 들은 바로는 이를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슬람을 `모욕'한 영화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트리폴리가 아닌 벵가지를 겨냥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 곳에는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가 머물고 있었고 시위대는 완전 무장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 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최근 공개한 영상물에서 이슬람 무장단체들에 대해 미국인들에 대한 공격을 촉구한 것도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정부 당국자들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은 매우 조직적이고 전문적인 소행으로 판단된다면서 테러 가능성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FBI도 이번 피습 사태에 대한 조사에 참여, 이번 피습이 `계획된 테러'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FBI는 이날 성명에서 "4명의 미국 국민 사망과 영사관 공격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요원들은 국무부 및 리비아 현지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공격을 둘러싼 사실 관계와 배경에 대해서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사전계획설'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