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외국인학교 입학비리에 김황식 국무총리의 조카 며느리 등 고위층 인사와 재벌가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학교 입학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외사부(김형준 부장검사)는 김 총리의 조카 며느리이며 일진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허모 일진머티리얼즈 대표(41, 김 총리 누나의 아들)의 부인이자 금호그룹 전 회장의 딸인 박모 씨(36)가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여권을 위조해 외국 국적을 허위 취득한 혐의를 포착, 24일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박 씨를 피혐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박씨는 국내 한 외국인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브로커에게 수천만 원의 돈을 주고 중남미 국가인 과테말라의 가짜 여권을 만들어 국적을 허위로 취득한 뒤 관련 서류를 서울 마포구 상암동 D외국인학교에 제출한 혐의(사문서 위조 및 행사)를 받고 있다.
박 씨는 브로커에게 수천만 원을 주고 과테말라 국적의 가짜 여권을 만든 뒤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주 장모 한국철강 대표(동국제강 창업주의 손자)의 부인인 박 씨의 둘째 언니(40)도 같은 수법으로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박 씨 언니의 e메일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동생 박 씨가 언니로부터 브로커를 소개 받아 가짜 여권을 만든 뒤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정황을 잡고 이 부분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지난주 김모 동화면세점 전무(42)의 부인도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무는 롯데그룹 창업주의 조카이며, 현직 동화면세점 대표의 아들이다.
검찰은 이달 초 외국인학교 입학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학부모에게 입학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해주고 돈을 챙긴 유학원·이민알선업체 관계자 3명을 구속한 데 이어 1차 소환 대상 학부모 50∼60명을 차례로 불러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10여명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됐으며, 이 중에는 H기업 전 부회장 아들 부부, D기업 상무 부부, 대형 법률사무소 변호사 부인 등이 포함됐다.
소환 대상에 김 총리의 친척까지 포함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재계에서 관계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학교에 입학하려면 해외에서 3∼5년간 교육을 받았거나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외국 국적자여야 해 부모들은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스스로 국적을 포기하거나 가짜 여권을 만들려고 이민알선업체를 찾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