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올해 세계 TV시장이 글로벌 경기불황의 여파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LCD TV를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면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TV 판매 대수는 2억3735만대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지난해 2억4863만대에 비해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V 판매량은 작년 4분기부터 이미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연간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영향으로 유럽 TV 시장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미국 등 북미 지역 수요마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별로는 주력 제품인 LCD TV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하향세로 접어든 PDP TV와 브라운관(CRT) TV의 감소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LCD TV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2억527만대가 판매돼 처음으로 2억대 고지를 밟았으나 올해는 2억800만대로 1.3%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PDP TV는 지난해 6.7% 감소한 1722만대가 팔린 데 이어 올해는 27.4%나 급감한 1250만대 판매에 그칠 전망이다.
CRT TV는 감소폭이 더 커 지난해 2600만대에서 올해 1680만대로 35%나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TV 시장의 불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전체 TV 판매 대수가 내년 2억3853만대로 올해보다 0.5% 늘어난 뒤 2014년 2억4730만대(3.7%), 2015년 2억5674만대(3.8%), 2016년 2억6717만대(4.1%)로 성장폭을 확대할 것으로 봤다.
PDP TV와 CRT TV의 감소폭은 갈수록 커지겠지만 LCD TV에 대한 신규 수요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
반면 CRT TV 시장은 2016년께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유럽, 북미 시장이 내년까지 침체를 계속하다 2014년부터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겠지만 중국, 중동·아프리카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주요 TV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2008년 출시돼 아직은 고가지만 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LED TV(LED 광원 LCD TV)에 대한 대기수요가 적지 않아 향후 TV 시장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