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휴대전화 과잉 보조금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 중에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이 배째라는 식으로 보조금을 계속해서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사가 끝나면 이통3사의 보조금 과당 경쟁이 다시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방통위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조사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장기간의 조사를 통해 최대한 많은 위법행위를 적발해 가중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의 조사에도 ‘배짱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이통사들의 행태를 봤을 때, 방통위의 노력에도 보조금 경쟁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조급 지급은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빠른 길이기 때문에 현재 ‘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통사들은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통사들로서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마케팅비가 줄어들고 가시적인 실적 악화를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지만, 이럴 경우 신규 가입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3G 등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LTE로 옮겨타도록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어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LTE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피해를 봐도 장기적으로는 남는 장사인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아이폰5 출시일에 맞춰 최대 3개월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의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는 엄포를 내놓아야 이 같은 과열 경쟁이 식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은 아이폰5를 통해 LTE 가입자를 늘리고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아이폰5를 출시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폰5가 출시될 경우, 한층 강화된 보조금 과다 지급을 통해 다른 단말기를 통한 LTE 가입자 확보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관계자는 19일 “지금까지의 이통사 행태를 보면 조사가 끝나는 대로 보조금 경쟁이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조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처벌 방침을 심결하는 날까지 이통사의 위법 행위를 끝까지 잡아 가중·가감 사유를 가릴 방침”이라며 “하지만 너무 지연되지 않도록 연말에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11월 초 보조금 조사를 마무리하고 12월 이통사에 대해 징계를 내릴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통위가 조사에 착수한 것은 ’17만원 갤럭시S3′가 등장하기 시작한 지난 9월13일로 약 두 달 전이다.
그러나 조사 진행 중에도 이통사는 가이드라인(27만원)보다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뿌리치지 못했고, 국정감사 기간이었던 10월에는 잠시 잠잠한 모습을 보이다 이달 초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방통위는 하루 번호이동이 2만4000건 이상인 상태가 일정기간 이어지면 시장이 과열된 것으로 보는 데, 지난 1∼15일 중 주말을 제외한 영업일의 63%에 2만4000건 이상의 번호이동을 기록했다.
심지어 방통위가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라고 이통3사 임원들을 불러 공식 경고한 지난 8일 이후에도 한동안 과열 양상이 이어지는 등 이통사들은 쉽게 손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보조금 경쟁은 방통위의 조사 망을 피해 ‘히든(숨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교묘하고 비밀스럽게 이뤄지고 있어 방통위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사가 끝나면 보조금을 숨어서 지급하는 게 아니라 대대적인 보조금 경쟁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에 방통위는 현재 조사를 쉽게 끝내지 못하고 이통사들과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방통위는 이번 조사에서 이통 3사가 보조금을 과잉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면 과징금과 함께 최대 3개월간 신규 가입자 모집을 금지하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3개월 모집 중단 처분을 받기 전까지 더 많은 가입자를 모집하려는 과열 경쟁이 더 촉발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3사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것이 확실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조사와 처벌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이통사의 관계자는 “방통위 심결이 날 때까지 히든 보조금 정책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통사는 방통위의 조사보다는 애플의 아이폰5 출시 일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아이폰5를 출시하는 SK텔레콤과 KT는 아이폰5 출시일에 영업이 정지되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가 보조금 경쟁과 관련해 이통3사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서는 아이폰5 출시일에 맞춰 영업정지를 시키겠다는 엄포를 내놓는 것이 보조금 지급을 주춤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