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제소건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9월의 예비판정을 다시 심의(review)하기로 결정했다.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베끼지 않았다며 애플의 손을 들어줬던 기존 예비판정을 뒤집는 것이어서 삼성전자가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삼성전자에 따르면, ITC는 삼성전자의 재심의 신청을 받아들여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의 예비판결에 대한 전면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재심의 결과에 따라 애플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거나 손해배상을 받을 기회를 얻게 됐다.
이번 조치는 ITC가 지난 9월 예비판결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결정한 것에 삼성전자가 불복해 재심의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ITC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 4건을 침해했는지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할 예정인데, 이날 13개 문항으로 된 질의서를 삼성전자와 애플 양쪽에 보내 다음달까지 답변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각각 다음 달 3일과 1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ITC는 이 질의서와 기존 예비판정 이전에 제출한 자료를 종합해 내년 1월14일 최종판결을 내린다.
최종 판정은 이후 미국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한달 뒤에 확정된다.
최종 판결에서 애플의 특허침해가 인정되면 ITC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미국 수입을 금지할 수도 있다.
이는 또 미국 연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향후 판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ITC가 지난 9월에 내린 예비판정에서 애플이 삼성전자가 주장한 4개 특허와 관련해 아무런 위반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결정한 바 있어 예비판정 결과가 뒤집힐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당시 ITC는 해당 특허를 사용하는 미국 국내 산업(domestic industry)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입금지 등 제재를 통해 보호해야 할 미국 내 산업이 없다는 뜻이다.
한편, ITC는 예비판정문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애플의 일부 방어논리에 대한 판단도 재심의를 통해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ITC는 애초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의 배심원단 평결이 ITC 제소와는 별개라고 못박았고 배심원단 판단 가운데 '특허 소진' 부분에 모순이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예비판정에서 '삼성이 표준특허에 대해 프랜드(FRAND,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표준 특허의 사용을 허가하는 규정)를 선언했으므로 가처분 신청이 부적절하다'는 애플의 논리 전개를 인정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재심의 결정과 관련해 "재심사 결정을 환영하며 최종 판정에서 삼성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애플이 데이터 변환, 음악 데이터 저장 등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 애플의 모바일 전자제품에 대한 미국내 수입 금지를 ITC에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