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서울 서초경찰서는 자신이 일하는 집에서 1억3000여만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조선족 가사도우미 정모(54·여)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서초구 잠원동 A(36·여)씨의 집에서 50회에 걸쳐 1억300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정씨는 2010년 2월 방문취업(H-2) 비자로 입국한 이후 지난 2월부터 A씨의 집에서 가사도우미 겸 보모로 일하면서 사업하는 A씨가 밤에 일하고 아침에 귀가하면서 전날 번 돈을 작은 방 서랍장에 보관하는 것을 알고 한 번에 150만~200만원씩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주 수입이 현금 1700만~3000만원에 달했던 A씨는 돈이 줄어든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매주 한번 은행에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의 절도 행각은 지난 15일 한 번에 800만원을 도난당해 '돈이 굉장히 적다'고 느낀 A씨가 경찰에 신고, 정씨 가방에서 돈다발이 발견되면서 탄로나게 됐다.
정씨는 올해 추석 휴가 때 중국에 다녀오면서 '중국에 있는 딸이 복권에 당첨돼 돈이 생겼다'며 A씨 아이의 옷과 화과자를 선물로 사오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돈이 A씨 돈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현금 800만원이 훔친 돈의 전부라고 진술했지만 6개월간 중국의 남편에게 1억2000만원을 송금한 이력이 있는 계좌를 확보해 돈의 출처를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정씨가 아기를 잘 돌보는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믿었는데 내 돈을 훔쳐왔다니 허탈하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