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에 뿔난' 이통3사, 카드사 자동납부 접수 대행 제휴 중단

[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U+) 등 이동통신 3사가 신용카드사들과 맺었던 자동납부 접수 대행 제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일부터 자동납부 접수 대행 제휴를 중단했으며 KT와 LGU+는 4일부터 제휴를 중단할 계획이다. (이통사들이 카드사와 제휴를 중단하더라도 이미 신용카드로 통신요금을 자동납부하던 기존 고객은 계속해서 자동납부를 할 수 있다.)

그동안 이동통신 가입자는 이통사 말고도 카드사에 신용카드를 통한 통신요금 자동 납부를 신청할 수 있었지만, 제휴 중단으로 앞으로 고객들은 이통사를 통해서만 신용카드 자동납부를 신청할 수 있다.

제휴를 중단하겠다면서 밝힌 표면적인 입장은 카드사들이 통신요금 자동 납부 신청과 관련해 이통 가입자에게 자동 납부를 권유하는 과정에서 본인 동의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카드사가 고객들에게 자동 납부를 권유하면서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은 사례가 많아 관련 민원 접수가 폭증하고 있다"며 "고객 피해가 이통사에게 전가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제휴 중단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재작년 이후 여러차례 공문을 보내 카드사에 문제를 지적해왔으나 잘못이 수정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며 "개선되기 전까지는 제휴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제휴 중단이 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둘러싸고 이통사와 카드사 사이에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 압박에 대한 이통사의 반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자동납부 접수를 대신 받는 것에 대한 고객 불만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제휴 중단이 수수료율 협상과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