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지난달 7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한 아이폰5가 국내 시장에서 한 달간 고작 40만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업계가 작년말까지 아이폰5 수요가 150만~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것을 감안하면, 4분의 1토막~5분의 1토막이 난 참담한 성적표다.
이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 실적으로 인해 '아이폰5 특수'를 노렸던 SK텔레콤과 KT는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아이폰5를 내놓지 않은 LG유플러스는 오히려 지난달 유일하게 번호이동 수가 순증하며 나홀로 웃었다.
아이폰5가 경쟁력에서도 타사 제품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 데다 해외에서 첫 선을 보인지 3개월이나 늦게 국내에서 출시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6일 이동통신·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5는 지난 4일까지 40만대 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일 스마트폰의 판매량으로는 선전한 편이지만, 이동통신사들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달 3일 아이폰5의 예약판매를 실시한 이후 만 하루도 안돼 예약 구입자 30만명을 돌파했다고 선전했지만, 실제로 아이폰5를 구입한 사람은 예약 구입자 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아이폰5의 판매 추세는 예약 판매가 끝나고 일반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중순께부터 급격히 떨어져 연말에는 지난해 9월 22일 출시돼 출시 3개월을 넘어서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갤럭시노트2(누적 개통대수 115만대)의 1일 개통대수는 1만7000대 안팎인데 비해 아이폰5는 1만대 수준이다.
아이폰5가 대중성을 얻는데 실패하고, 사실상 애플 열성팬들에게만 판매되는 '매니아' 상품으로 전락했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게 됐다.
아이폰5의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SK텔레콤과 KT가 기대했던 '아이폰5 특수'도 없었다.
최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번호이동시장에서는 아이폰5를 출시하지 않은 LG유플러스(U+)만 가입자가 순증했다.
업계에서는 아이폰5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유로 미국 등 해외에 비해 석달 가량 늦은 한국 판매 시점을 꼽고 있다.
아이폰5는 9월 중순 공개 이후 곧바로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판매가 시작됐지만 국내에서는 출시 시점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담달폰'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애플의 판매 정책상 제조사 보조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이통사가 아이폰5에 공식 보조금 13만원을 지급하기는 했지만 이통사가 추가로 주거나 대리점이 지불하는 보조금은 대부분의 매장에서 찾기 어려웠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아이폰5는 LTE를 장착한 첫 아이폰이라는 것 말고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줄 만한 혁신적인 기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애플팬'들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이 역시 예전만 같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