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윤식 기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 권희원 사장은 55인치 곡면(曲面) OLED TV를 삼성전자보다 먼저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3이 개막한 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경쟁사가 곡면 OLED TV를 올해 상반기에 내놓겠다고 했는데 그보다는 빨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이날 55인치 곡면 OLED TV를 각각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권 사장은 "OLED TV는 올해 공정 안정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면서 점차 규모의 경제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OLED TV가 LCD 기술의 범용화로 인한 기업 간 제로섬 게임과 음극선관(CRT) 대체 완료에 따른 수요 정체를 해결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싼 가격으로 인해 OLED TV가 시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시장 확대는 수율 상승 속도와 경쟁사의 양산 정도에 따를 것으로 본다. OLED TV는 대중화가 될 것"이라며 "2일 예약 판매를 시작했는데 1100만 원의 고가임에도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내년부터 OLED TV 공급업체가 늘기 시작하면서 시장 규모가 연간 100만 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생산과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LG디스플레이와 협력도 강화해 품질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먼저 56인치 울트라HD OLED TV를 선보인 것과 관련해서는 "나중에 제품을 봐야 알겠지만 OLED TV는 모듈 업체와의 협업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소니는 대만의 AUO 패널을 사용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관계 보다) 좀 더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곡면 OLED TV와 (일본 기업의) 울트라HD OLED TV 중 어느 것이 더 기업에 이익을 줄 수 있는지 고객의 수요를 조사해서 출시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 곡면과 울트라HD OLED TV 상품화를 위한 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기업은 원천 기술을 여럿 보유하고 있어 기술개발 경쟁은 이들과 계속될 것이다. 또한 천문학 수준으로 투자하는 중국 기업의 발전 상황도 지켜보고 있다"며 "경쟁사보다 한 발이라도 앞서가는 기술·생각·디자인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또한 TV가 점점 대형화되면서 많은 소비자가 높은 현실감과 몰입감을 원해 울트라HD TV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LG전자는 작년 8월 세계 최초로 84인치 울트라HD TV를 출시했으며,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지금까지 나온 울트라HD TV 중 가장 큰 110인치를 출품했다.
여기에 샤프는 CES 2013에서 울트라HD TV보다 두 배 선명한 85인치 8K(7680X4320) TV를 전시하는 등 각국의 주요 TV 제조업체가 초고화질 TV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권 사장은 "LG전자도 110인치를 만들 수 있지만 문제는 시장성이다. 기존의 84인치를 비롯해 65인치와 55인치 등 다양한 크기의 울트라HD TV 라인업을 선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울트라HD TV가 성공하려면 방송 기술과 콘텐츠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TV와 관련해 구글에서도 제품 성능을 만족해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국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