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일본 항공사가 보잉 787기(B787)의 잦은 사고 여파로 한일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 시작했다.
'꿈의 항공기'(드림라이너)로 불리는 B787은 최근 배터리 화재 등의 사고가 잇따라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운항중단 명령을 받았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일본항공(ANA)은 다음달 13일부터 오는 5월13일까지 두 달 동안 인천∼나고야, 인천∼오사카 노선의 운항을 각각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 노선에는 B787이 다니지 않지만, B787을 투입한 미국 등 주요 국제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으로 운항하던 다른 항공기를 미국 등으로 재배치한 것이다.
이는 이 항공사가 한국행 노선을 잠정 폐쇄한 것은 B787 운항중단 명령에 따른 후속 조치다.
ANA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7대의 B787을 보유 중이다.
항공기 문제로 인한 잠정 중단이기는 하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성장과 한일관계 냉각으로 거리가 짧은 양국 노선에서 대형 항공사들이 예전처럼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져 5월 중순 이후에 운항을 재개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ANA가 에어아시아와 합작으로 설립한 LCC인 에어아시아 재팬이 지난해 10월과 11월 잇따라 인천∼나리타, 부산∼나리타 노선을 취항한 데 이어 오는 4월 인천∼나고야 노선에 신규 취항하기로 해, 계열 LCC에 한국 등 단거리 노선을 양보하고 수익성이 높은 다른 노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큰 것도 이 같은 추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다기리 요시노리 에어아시아 재팬 대표는 인천∼나고야 노선 취항을 발표하면서 "한국은 에어아시아 재팬 국제선의 핵심시장"이라며 "앞으로 증편과 새로운 노선 개설 등 투자를 더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한일 항공시장은 양국 LCC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 국적 LCC의 한 관계자는 "에어아시아 재팬의 공격적인 영업이 단기적으로는 위협이 될 수는 있겠지만 기존의 대형 항공사와 경쟁하던 것보다 LCC 간 대결로 가면 우리 업체들에도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