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지난해 한국 기업의 수익성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9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지난해 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
또 기업 10곳 중 3곳은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기업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상장기업 1514개·비상장기업 182개(금융·보험업 제외)의 작년 재무제표를 분석,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2년 기업경영분석(속보)'을 18일 발표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은 4.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3년 통계편제가 시작된 이래 가장 작은 수치로, 금융위기(5.7%·2008년) 당시보다도 나쁜 것이다.
매출액 대비 세전순이익 비율 역시 4.4%로 2011년 4.9%, 2010년 7.0%보다 낮았다.
특히 건설업은 전년도의 -0.8%에서 -4.0%로 크게 악화됐다.
이는 기업들의 성장세가 약화된 탓으로, 조사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11년 14.1%에서 2012년 5.0%로 3분의 1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체 16개 산업에서 전기전자, 운수업, 전기가스업을 제외한 13개의 증가율이 모두 꺾였다.
이 중 석유·화학(32.5%→1.7%), 조선(6.4%→-0.3%), 자동차(19.2%→3.4%) 등 제조업의 하락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한은 기업통계팀 김경학 팀장은 "기업도 경제의 한 주체인 만큼 경기가 좋지 않은 데에 따른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악화하며 번 돈으로 이자조차 부담을 못 하는 기업은 늘었다.
지난해 이자보장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전체의 32.7%나 됐다. 2010년 22.6%, 2011년 28.3% 등으로 이같은 기업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자보장비율이 100%가 안 된다는 것은 영업활동을 번 돈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업의 현금흐름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93.8%로 전년도 99.3%보다 낮아졌다
또 기업의 단기채무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현금흐름보상비율(영업활동+이자비용을 단기차입금+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도 55.5%에서 66.2%로 개선됐다.
그러나 김 팀장은 "이는 차입이 줄어들었다기보다는 기업이 (경기 불확실성에) 공격적인 경영을 못 하며 외상채권을 줄였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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