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25일 자동차와 철강업종의 대표 기업인 현대차와 포스코의 1분기 실적 발표 결과, 두 기업의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엔저로 인한 한국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철강은 해외시장에서 국내 업체와 일본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업종으로, 엔저로 일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한국 기업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두 기업의 실적 악화는 한국 경제에 드리우고 있는 엔저의 그림자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한 1조86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로 감소한 것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은 판매 대수 증가 등으로 21조367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0%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
반면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경쟁업체들의 실적은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도요타의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60.5%에 달하고, 혼다는 23.6%, 닛산은 38.0%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도 이날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모두 줄어든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줄어든 7170억원에 그쳤고, 매출액은 10.6%나 감소한 14조5820억원에 머무르며 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들지 못했다.
김재열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이날 기업설명회(IR)에서 "엔저 현상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기계 등 주요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최근 엔저로 포스코의 매출과 수익성이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일본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제2의 내수시장으로 육성해 '동북아 원마켓'을 추진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지만 포스코의 수출 비중이 높지 않은 중남미 등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