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수도권에 거주하는 무주택 전세가구의 경우, 순자산보다 높은 주택가격으로 인해 매매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5일 발표한 '국내 전세시장의 구조적 변화가능성 진단'을 보면, 신규 주택구입의 주수요층인 무주택 전세가구의 경제여력이 수도권의 경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총자산-총부채, 평균 약 1억5000만원)으로 주택(평균주택가격 약 3억4100만원)을 구입하려면 50% 이상 대출을 활용하거나 외부로부터 자금 조달을 해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의 경우 서울은 주택자금의 70%인 약 3억5000만원을, 수도권은 약 1억9000만원 이상을 추가 조달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현재 전세 거주가구의 경우 다른 임차가구에 비해 소득은 높은 편이지만, 주로 3~4인 가구(56.6%)로 구성되어 상대적으로 생활비 등의 지출이 많고 최근 소득 증가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전세보증금 때문에 부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지 않는다면, 무주택 전세거주자의 매매전환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보고서에서는 향후 집주인의 임대시장의 월세 전환 요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거주지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자가가구의 임대 보증금 상환여력(금융자산 대비 임대보증금 비율 59%)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과 저금리가 지속되고 금리와 월세이율간의 차이가 크다는 점, 상대적으로 전세 선호가 높은 주택형태인 아파트의 공급이 줄고 있는 점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국내 전세 거주가구수는 2010년 현재 약 377만가구로 전체의 21.7%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는 10년 전에 비해 비중으로는 8.0%p, 가구수로는 약 27만 가구가 줄어 든 것으로, 최근 전세가구는 가구의 비중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가구수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2010년 인구·가구센서스와 전세가격 상승률을 감안해 추정한 전세보증금은 2013년 3월 현재 약 340조원으로 2010년 11월에 비해 약 50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가 242조원으로 전체 주택 비중의 약 71%를 차지했고,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전체의 7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종아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전세시장의 수급여건과 구성원의 자산구조에 대한 분석결과, 최근과 같이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다면 거주 유형 내 월세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최근 정책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대형 임대사업자의 신규 시장 진입과 공공기관의 임대공급의 확대는 월세로의 전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고 내다봤다.